대규모 감세안 발표로 영국은 물론 세계 금융시장에 큰 혼란을 일으켜 사퇴 압박에 시달려 온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결국 사임했습니다.
취임한 지 불과 44일 만으로, 제2의 마거릿 대처를 꿈꿨지만 영국 역사상 최단명 총리라는 오명만 쓰게 됐습니다.
서영수 기자입니다.
【 기자 】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현지시간 20일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습니다.
취임한 지 불과 44일 만으로, 영국 역사상 최단명 총리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습니다.
▶ 인터뷰 : 트러스 / 영국 총리
- "현 상황을 감안할 때 더이상 선거 공약을 지킬 수 없어서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찰스 3세 국왕에게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트러스 총리의 추락은 지난달 구체적인 재원 마련 계획 없이 72조 원 규모의 감세안을 발표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감세안 발표 직후 금융시장이 대혼란에 빠졌고, 영국 국채 금리는 급등하고 파운드화 가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폭락했습니다.
뒤늦게 정책 실패를 인정하며 감세안을 철회하고, 콰텡 재무장관도 경질했지만 이미 신뢰를 잃은 뒤였습니다.
보수당 내부에서조차 사퇴 압박이가라앉지 않았고 정치적 동지였던 브레이버먼 내무장관까지 물러나자, 결국 전날까지만 해도 사퇴를 거부했던 트러스 총리도 더는 버티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트러스 / 영국 총리(현지시간 19일)
- "저는 싸우는 사람이지, 그만두는 사람이 아닙니다. 경제적 안정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국가이익을 위해 행동했습니다."
트러스 총리의 후임으로는 보리스 존슨 전 총리와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르면 24일 후임자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서영수입니다.
영상편집 : 이동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