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미국 경제가 안 좋아질 것이다.’
이제는 예상이 아니라 기정사실로 되는 분위깁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전문가 가운데 63%, 3분의 2 가까이 “미국이 1년 이내에 경기 침체에 빠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3개월 전만 해도 과반을 넘지 않았던 부정적 전망이 더 늘어난 겁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도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습니다. 미국의 내년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올해 6월 제시한 1.5%에서 0.5%로 낮췄습니다.
이유는 “가파른 금리 인상이 경기 발목을 잡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이 2번 남았는데 11월도 0.75%p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큽니다. 그동안 3번이나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는데도 9월 물가가 8.2% 상승하면서, '4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이 단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1년 만에 제로 금리에서 4% 이상까지 금리가 오르면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어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진다는 겁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고질적인 높은 물가와 연준의 고금리 정책으로 미국 경제가 내년 봄부터 1990년대와 비슷한 완만한 경기침체로 끌려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가계소득도 줄면서 소비지출이 내년 2분기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도 전망했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경기침체라는 불을 끄는 정책을 세우기보다는 일단 '묵인' 또는 '부인' 전략입니다. 11월 중간선거가 이제 20일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경제로 높은 물가가 될 전망입니다. 당연히 바이든 대통령도 경기침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미국 경제는 견고하다며 다른 나라의 탓으로 돌렸습니다. “인플레이션은 전 세계적 상황이고, 미국은 별문제가 아니지만, 다른 나라의 경제 성장이 더디고 건실한 정책도 부족하다”는 겁니다.
문제는 우리 경제입니다. 고물가에 고금리, 고환율까지 '3고 현상'으로 올해보다 내년이 얼마나 더 힘들지 예측조차 안 됩니다. 다양한 시나리오로 대책 마련이 시급할 때입니다. 물론 정부도 미국의 고금리 정책으로 "내년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그렇다고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사실, 안 하는 것처럼도 보입니다.) 지난주 이곳 워싱턴에는 한국 경제와 물가를 책임지는 추경호 경제 부총리와 이창용 한국
최중락 MBN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