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중국의 최대 정치 행사인 20차 당대회가 개막한 가운데,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도 막후에서 존재감을 가졌던 장쩌민 전 주석과 주룽지 전 총리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장쩌민 전 주석과 주룽지 전 총리 모두 90세를 넘긴 고령으로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올해 105세로 최연장자인 쑹핑 전 정치국 상무위원은 주변의 부축을 받으며 참석해 주석단에 자리했다. 장 전 주석과 주 전 총리가 불참하자 시주석이 전례를 깨고 마오쩌둥 이후 첫 3기 집권을 목전에 두고 있는 것을 반대한 원로들의 영향력을 제한 하려는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한 중국 CCTV 중계에 원로들의 모습도 별로 잡히지 않아 그들의 존재감이 예전에 비해 하락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16일 오전 10시 당대회 개막과 함께 주석단 상무위원회 멤버들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모습을 드러냈다. 시 주석을 필두로 후진타오 전 주석이 등장했고 원자바오 전 총리 등 10명 이상의 원로들이 등장했다. 후 전 주석은 붉은 넥타이에 정장 차림으로 등장했는데 백발에 무척 수척해진 모습으로 부축을 받으며 들어서 시 주석의 바로 옆에 앉았다. 지난해 중국 여자 테니스 스타 펑솨이에게 성관계를 강요했다는 의혹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장가오리 전 부총리도 모습을 보였다.
장쩌민 전 주석은 5년전 19차 당대회 때는 부축을 받으며 등장해 시주석 바로 옆에 앉았었다. 하지만 지난해 공산당 창립 100주년 축하 기념식에 이어 올해 당대회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장 전 주석과 함께 개혁개방을 추진했던 주룽지 전 총리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2001년 중국의 WTO 가입 등 개혁개방정책을 적극 추진해 중국경제의 고도성장을 이끈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한편, 올해 시주석의 당대회 활동보고 연설에서는 '공동 부유', '강한 군대' 등의 키워드가 전면에 등장한데 반해 '개혁개방'이란 단어가 언급된 횟수는 크게 줄어들었다. 시주석이 '개혁개방'을 언급한 빈도는 2017년 대회 대비 절반 정도로 줄어들었고 '공동 부유' 빈도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 부유'는 원래 마오쩌둥 전 주석이 제창했던 구상이다. 덩샤오핑은 '선부론'을 내세우며 공동부유 노선을 유보하고 수정했었다. 시 주석이
또한 시주석은 '강국' '강군' 이라는 단어를 2012년 대회때 보다 2배 이상, '강군' 이라는 단어는 6배나 더 언급하며 강한 중국을 만들겠다는 강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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