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 "가장 역겨운 장소에서 온 경쟁자와 함께 지내야 한다는 통보 받고 화나"
러 대표 "나 역시 세계 평화 침해하는 어떤 방식의 증오도 반대"
국제 미인대회에 참가한 우크라이나 대표가 러시아 대표와 같은 방을 쓰게 되자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스타 보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국제 미인대회인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에 참가한 올가 바실리브는 주최 측으로부터 러시아 대표인 에카테리나 아스타셴코바와 같은 호텔 방에 머물러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전쟁 중인 두 국가의 대표들이 룸메이트가 되는 겁니다.
올가는 즉시 불편함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지난 4일 자신의 SNS에 "내가 테러리스트, 무법지대, 전제주의 국가이자 세상에서 가장 역겨운 장소에서 온 경쟁자와 함께 지내야 한다는 통보를 받고 나서 화가 났고, 심적으로 고통스러웠다. 나 또한 평화와 사랑, 우정을 지지하는 평범한 사람이지만, 내 형제자매를 고문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런 단어들을 들먹이고 싶지는 않다"라며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음 날 새 방을 배정받은 올가는 조국에 대한 사랑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11일 자신의 SNS에 노란색과 파란색 깃털을 가지고 있는 앵무새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유했습니다. 올가 역시 청바지와 노란색 상의를 입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올가는 대회 준비 중 운동 영상을 공유해 우크라이나 국군을 응원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러시아 대표 에카테리나는 "우리 가족들은 우크라이나 출신이다. 나만 유일하게 러시아에서 태어났다. 이는 정말 참기 힘든 일이다"라며 "내가 대회장에서 내는 목소리가 모두에게 충분히 전해졌으면 좋겠다. 나 역시 우정과 사랑, 세계의 평화를 침해하는 어떤 방식의 증오에도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국제 미인대회인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은 평화와 비폭력을 주제로 하는 세계적인 미인대회로, 올해 전 세계 71개국에서 참가했으며 대한민국 대표도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인기 투표에서는 러시아의 에카테리나가 득표율 39%로 미스 태국 대표와 공동 1위를 달리는 중입니다. 대회에는 2014년 러시아가 강제 합병한 크림공화국의 대표 율리아 파블리코바도 참가했습니다.
한편 주최 측은 당초 당시 SNS를 통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대표를 룸메이트로 선정한 사실을
[정희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mango19980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