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트럭, 폭발 원인 아니다"
무인 항공기·보트 이용해 폭발물 떨어뜨렸을 가능성도
![]() |
↑ 크림대교 폭발 사건. / 사진=연합뉴스 |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크림대교' 폭파 사건을 두고 '자작극'이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습니다.
지난 8일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트위터를 통해 크림대교 폭파 사건의 원인에는 러시아 연방보안국(FSB)과 국방부 사이의 기 싸움이 자리 잡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러시아 연방보안국과 바그너그룹(PMC·러시아 민간군사기업)은 러시아 국방부 수뇌부를 없애려고 한다"며 "연방보안국은 ‘푸틴 다리’의 폭발을 놓쳤다. 이제 국방부는 향후 남쪽 전선에서의 손실을 두고 연방보안국을 비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크림대교 폭파 사건의 원인으로 지목되었던 트럭이 러시아에서 온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크림대교 폭파 사건을 우크라이나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내부 소행설'로 맞선 것입니다.
영국 BBC 방송과 파이낸셜타임스(FT)도 크림대교 폭파 사건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BBC는 러시아가 크림대교 폭파 사건의 원인으로 지목한 트럭이 이번 폭발과는 무관하다고 꼬집었습니다. BBC가 분석한 영상을 보면 폭발 때문에 솟아오른 불덩이는 트럭이 교량의 오르막길을 오를 때 트럭 뒤에서 발생했다는 겁니다. BBC는 영국 육군에서 복무한 폭발물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지금까지 차량에 실려 운반되는 급조폭발물(IED)을 많이 봐왔지만, 이번 폭발은 차량을 이용한 폭탄에 의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다리 위가 아닌 아래에서 비밀리에 무인 항공기를 활용해 폭발물을 떨어뜨린 것이라는 주장과, 폭발이 일어나기 전 다리 옆에 생긴 작은 물결을 보면 무인 보트를 통해 폭발물을 터뜨렸을 수도 있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됐습니다.
![]() |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 사진=연합뉴스 |
한편 6일(현지시간) 러시아 점령지인 남부 헤르손 주 행정부 부수반 키릴 스트레무소프는 텔레그램에 4분가량의 영상을 올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공개 비난했습니다. 그는 "정말 많은 사람이 '내가 상황을 이 지경으로 만든 국방장관이었다면 장
권위주의 국가인 러시아에서 군 수뇌부를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건 드문 일이지만 러시아가 전쟁에서 열세에 몰리자 친러 관료마저도 군 지휘부의 무능함을 비난하는 '내분' 상황이라는 분석입니다.
[정희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mango19980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