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명문 스탠퍼드서 성폭행 사건 잇따라…학생들 "학교 조치 미흡" 비판

학내 신문 "대학은 성폭행 책임을 피해자에 전가하고 있다"
지난 2015년에도 대학 유명 수영선수가 재학생 성폭행

↑ 미국 서부의 명문 스탠퍼드 대학교 건물. /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명문 스탠퍼드 대학의 캠퍼스에서 대낮에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10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 공공안전국(DPS)에 따르면 지난 7일 낮 12시 30분경 대학 내 사무실 근무자인 한 여성이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가해 남성은 이 여성을 대학 건물 지하실로 끌고 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지난 8월에도 대학 내에서 유사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밝은 낮 시간대인 오후 5시경 기숙사 인근 주차장에 있던 여성을 범인이 근처 화장실로 끌고 가 성폭행한 겁니다.

스탠퍼드대는 피해 여성들이 학교 DPS에 먼저 신고했고, DPS 사건을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있다면서도 정보가 제한적이라며 추가 피해자가 있다면 신고해달라고 공지했습니다. 또 피해자들의 의사에 따라 경찰에는 자세한 내용을 공유하지 않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로라 윌슨 DPS 국장은 성명을 내고 잇단 성범죄 신고에 학생들의 걱정과 불안이 생긴 것을 잘 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대학 내에선 학교 당국의 조치기 미흡하다는 지적입니다. 학내 신문 스탠퍼드 데일리는 "대학은 성폭행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지 말라"며 "학교 측은 충분한 정보가 없다는 것을 반복적으로 강조함으로써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스탠퍼드 학생들은 이 같은 성폭행 사건에 예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2015년 스탠퍼드 대학 수영선수 브록 터너가 문과대학 재학생이던 샤넬 밀러를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지만 당시 터너는 징역 6개월 형을 받고 그마저도 3개월 뒤 석방되는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습니다. '백인 명문대생 봐주기'라는 비난 여론에 당시 재판을 담당했던 애런 퍼스키 판사는 2018년 주민소환 투표를 통해 퇴출당하기도 했습니다.

[정희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mango19980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