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감세안을 추진하다 금융 시장 혼란을 불러왔던 영국 정부가 결국 열흘 만에 일부 감세 계획을 철회하며 백기를 들었습니다.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를 표방하며 감세안을 추진해온 리즈 트러스 총리는 집권 한 달 만에 치명상을 입게 됐습니다.
서영수 기자입니다.
【 기자 】
영국 경기를 부양하겠다며 강력한 대규모 감세안을 추진해온 트러스 총리.
하지만 정책 발표 열흘 만에 감세안의 핵심이었던 소득세 최고세율 인하 계획을 전격 철회했습니다.
▶ 인터뷰 : 콰텡 / 영국 재무장관
- "우리는 소득세 최고세율 45% 인하 계획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제 제가 할 일은 성장 계획을 제대로 이행해나가는 것입니다."
전날까지도 강행 의지를 밝혔던 트러스 총리가 하루 만에 말을 바꾼 건, 여당 내에서조차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왔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감세안 발표 직후 파운드화 가치가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에 큰 혼란이 일어나며 지지율이 떨어지자, 친정인 보수당마저 등을 돌린 겁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야당인 노동당이 큰 격차로 보수당 지지율을 앞서면서, 트러스 총리가 조기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습니다.
▶ 인터뷰 : 리브스 / 영국 노동당 대변인
- "이미 많은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금융시장이 붕괴됐고, 정부의 차입 비용과 주택 담보 대출 금리도 상승했습니다."
감세안 철회 소식이 전해지면서 파운드화 가치는 소폭 상승했지만, 전문가들은 영국 정부의 신뢰도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볼 순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MBN뉴스 서영수입니다.
영상편집 : 최형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