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 1등에 당첨된 인도의 한 남성이 '당첨금을 나눠 달라'는 사람들의 부탁 때문에 외출을 못하고 있다고 영국 BBC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돈 달라"는 부탁이 얼마나 심했으면 "차라리 당첨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이라며 후회까지 할 정도란다.
BBC에 따르면 인도 남부 케랄라주에 사는 차량 운전기사 아눕 바두(30)는 지난 17일 산 주정부 복권이 1등에 당첨돼 2억5000만 루피(43억7000만원)의 주인이 됐다.
빚이 많아 은행에 대출을 신청한 상태인 그는 복권 살 돈이 없어 2살 아들 돼지 저금통을 깼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첨의 기쁨도 오래 가지 못했다. 당첨 소식은 뉴스를 통해 전국에 알려졌고 그 후 모르는 사람들이 아눕을 찾아오기 시작했다.
아눕은 "전화는 하루 종일 울려댔고 매일 아침 모르는 사람들의 집 앞으로 찾아와 울면서 당첨금을 나눠달라고 부탁했다"고 토로했다.
그의 당첨 소식이 전국에 알려진 것은 신원을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외출을 하면 사람들이 알아보고 나를 둘러싸고 셔츠를 잡아당긴다"며 "집을 비울 수도 없고 어디로 갈 수도 없다. 심지어 아이가 아파도 의사에게 데려갈수도 없다"고 말했다.
아눕은 결국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과 가족을 괴롭히지 말아달라고 호소하는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 아눕은 "차라리 당첨되지 않았더라면 좋았겠다. 3등을 했다면 더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모두에게 할 수 있는 말은 아직 어떤 돈도 받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이 말을 수도 없이 되풀이 했는데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원망했다.
그러면서 지금 임시로 친척집에 머물고 있다며 다른 곳으로 이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아눕의
아눕은 일단 당첨금을 받으면 빚을 갚고 집을 마련한 뒤 친척을 도울 예정이다. 또 자선 단체에 기부하고 남은 돈으로 작은 서비스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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