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아미니, 평소 심장질환 앓은 적 없어"
↑ 이란 현지 매체의 마흐사 아미니 사망 보도. / 사진=연합뉴스 |
이란에서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됐다가 의문사한 20대 여성을 두고 진상 조사를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져 5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19일 이란 쿠르드족 자치 지역 헹가우 인권 단체에 따르면 이란 경찰 당국이 쿠르드족 거주지역에서 히잡 미착용 여성 의문사 사건을 항의하는 시위대에 총기를 발포했고, 이에 5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마흐사 아미니(22)는 지난 16일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며 경찰서에서 조사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이란은 1979년 이른바 이슬람 혁명 이후 만 9세 이상의 모든 여성은 공공장소에서 반드시 히잡을 착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조사를 받다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진 아미니는 끝내 숨졌습니다. 경찰은 조사과정에서 폭력을 쓰지 않았고 심장마비로 보인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유족은 아미니가 평소 심장질환을 앓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당국은 시위대 사망 사실을 아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란 국영 TV는 이날 다친 시위자가 사망자는 없었다고 말하는 인터뷰를 방송했고, 국영 통신사 iRNA 역시 시위는 있었지만 경찰이 해산시켰다고만 보도했습니다.
시위가 격화되는 모습을 보이자 이란 지도부는 진화에 나섰습니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20일 유족들에게 대표단을 보내고 진상 조사를 철저하게 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모함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도 "이런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지도 순찰대'의 단속 및 조사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