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정권이 헬기 사격으로 학교와 마을을 1시간 넘게 공격했다는 해외 언론 보도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보도마다 다르지만 최소 11명의 아이들을 포함해 군부 집권 후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온 것으로 추산된다.
20일(한국시간) 미국 CNN 보도에 따르면, 미얀마 정부군 헬리콥터가 지난 16일 미얀마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인 만달레이에서 북서쪽으로 110km 떨어진 타바인의 레트예테코네 마을 내 학교를 공격해 어린이 6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쳤다.
AP통신은 "그동안 군부의 공격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어린이 희생자 수는 이번에 가장 많았다"고 전했다. 공격 받은 학교에서 근무하던 마르마르(가명)는 AP통신에 이날 마을 북쪽을 맴돌던 Mi-35 헬기 4대 중 2대가 마을의 불교사찰 경내에 있는 학교에 기관총 등 중화기를 발사했으며, 이로 인해 학생들을 대피시켜야 했다고 말했다. 학생과 교사들이 대피하는 과정에서 1명의 교사와 7세 학생이 목과 머리에 총을 맞았다. 마르마르는 "군부 헬기는 약 한 시간 가량 공중에서 총격을 가했다. 우리가 할 수 있었던 것은 만트라(기도할 때 외우는 주문)를 노래하는 것뿐이었다"며 두려웠을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공습이 멈춘 뒤 약 80명의 병사들이 사찰 경내로 들어가 건물을 향해 총을 발사했다. 일부 군인들은 영내의 모든 사람들에게 건물 밖으로 나오라고 명령했다. 학교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허벅지와 얼굴 등에 상처를 입은 약 30명의 학생들을 보았다고 말했다. 몇몇 학생들은 팔다리를 잃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들의 시신은 군인들이 인근 마을에서 화장했으며, 군부는 부상당한 어린이 9명과 교사 3명을 포함해 20명이 넘는 이들을 데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마르마르는 이날 공습으로 마을의 다른 곳에서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2월 쿠데타로 집권한 뒤 저항하는 시민들을 무력으로 진압해왔다. 이후 시민방위군이 결성돼 군부에 맞서고 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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