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쓰레기 대부분 어선이 버린 '폐어구'
1998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발데스 반도 해변이 플라스틱 쓰레기로 뒤덮여 해양 동물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1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현지 매체 인포바에는 발데스 반도가 플라스틱 쓰레기로 뒤덮여 바다표범과 바다사자가 고통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발데스 반도는 아르헨티나 동부 추붓주에 위치해 있으며 총면적 3,625㎢로 서울시의 약 6배에 달하는 크기입니다. 이곳 일대는 아르헨티나가 고래 보호구역으로 지정할 정도로 세계적인 해양 동물 서식지입니다. 남방긴수염고래와 바다표범(남방코끼리물범)과 남아메리카바다사자의 주요 번식지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8월 말 발데스 반도 해변의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에서 육중한 몸을 움직이며 이동하는 바다표범의 모습이 SNS를 통해 퍼지며 전 세계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줬습니다. 이에 언론의 특별탐사보도와 연방정부 및 주 정부 환경부 담당자들의 실사가 이어졌는데, 특히 세르히오 카신 주 정부 환경 차관보는 발데스 반도의 푸에르토 피라미데 바닷가 80% 정도가 현재 플라스틱 쓰레기로 오염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주로 이러한 플라스틱 쓰레기는 대부분 대서양에서 오징어와 새우잡이 어선들이 버리고 간 그물과 플라스틱 상자 등의 폐어구에 해당합니다.
해양 동물들이 그물에 걸려 고통받는 것을 수도 없이 봤다는 증언도 이어졌습니다. 발데스 반도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알레한드로 페로 씨는 "만약 새끼 펭귄 사체를 부검한다면 그 안은 플라스틱으로 가득할 것이다"라며 "이 문제는 30년 전부터 있었지만 인제야 부각되었으며, 플라스틱 폐기물 사이에서 해양 동물을 보는 것은 매우 슬프다"고 전했습니다.
유엔의 환경오염 관련 보고서는 해양쓰레기의 85%가 플라스틱 폐기물이며 총 1억 9,900만t의 플라스틱 쓰레기 중 10% 미만이 겨우 재활용된다고 설명합니다. 1950년 150만t이었던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2020
이러한 플라스틱 폐기물이 작게 부서지면 바다거북은 먹이로 혼동해 생명에 직접적 위협이 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바다표범의 목이나 몸통에 끼어 상처가 날 경우 감염이 서서히 진행돼 목숨을 잃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정희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mango19980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