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에서는 자신이 저축한 돈을 가져가려면 은행까지 털어야 합니다.
3년째 경제난이 계속되면서 은행예금 인출이 제한된 탓이라는데요.
전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검은 옷을 입고 은행에 들이닥친 여성이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 위협합니다.
이 여성은 현금 1만 3천 달러, 우리 돈 1,810만 원을 챙겨 달아났습니다.
평범한 은행 강도는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예금을 가져가겠다며 장난감 총을 들고 은행을 턴 겁니다.
▶ 인터뷰 : 살리 하피즈 / 은행강도
- "지점장이 월 200달러(약 27만 원)를 찾아가도 된다고 허락했는데, 그건 아픈 언니의 하루 주사약 값도 안 돼요."
레바논 은행들은 자금 유출을 막겠다며 2019년부터 수백만 명에게 인출 제한을 걸어뒀습니다.
레바논 경제는 3년째 악화하면서 인구의 4분의 3이 빈곤 상태입니다.
▶ 인터뷰 : 이브라힘 압달라 / 시민단체 '예금자의 절규' 회원
- "지난 3년간 국가에 평화적으로 요구하고 항의했지만, 아무도 관심주지 않았어요. 스스로 권리를 행사하게 내모는 거죠."
예금을 찾으려는 은행강도 사건은 레바논 곳곳에서 우후죽순 일어나고 있는데, 강도를 영웅처럼 칭송하는 여론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전민석입니다. [janmin@mbn.co.kr]
영상편집 : 최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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