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수영장서 상의 탈의해 쫓겨난 여성…"불공평하다" 소송 제기

약 1400만 원 상당의 차별보상금 요구
당국 '차별 느끼게 한 것' 사과…수영장은 규정 개정

↑ 수영장 / 사진 = 연합뉴스

독일 베를린의 한 수영장에서 상반신을 노출해 쫓겨난 프랑스 여성이 1만 유로(약 1400만 원) 상당의 보상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현지시간 13일 영국 언론 더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에서 거주 중인 개브리엘 르브레통(38)은 지난해 6월 다섯 살배기 아들과 함께 베를린 트렙토브-쾨페니크 자치구에 있는 한 야외 수영장에 방문해 비키니 상의를 벗은 채 일광욕을 즐겼습니다.

해당 수영장의 보안요원들은 '알몸 노출'이 금지돼 있다며 상반신을 가리라고 요구했습니다. 다른 이용객이 항의했다면서 옷을 입지 않으려면 나가 달라고 했습니다.

르베르통은 자신도 비키니 하의를 입고 있으니 알몸 상태는 아니라고 반박했지만, 결국 현장에 경찰까지 출동하면서 퇴장했습니다.

독일 주간 디차이트에 르베르통은 "나는 공격적이지 않았고, 침착하게 객관성을 유지했다"며 "(자신한테만 퇴장 조치를 한 것이)'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분명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똑같은 상의 탈의라 하더라도 성별에 따라 사회적 관점이 다르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지만, 나에게는 다르지 않다"며 "남녀 양쪽 모두에게 '가슴'은 부차적인 성별 특성인데 왜 남성은 옷을 벗을 자유가 있고 여성은 그렇지 못하냐"라고 반문했습니다.

또한 "당시 출동한 경찰은 자신에게 오히려 공격적으로 대했고, 같이 있던 어린 아들이 이 같은 행동에 겁을 먹어 그냥 빨리 옷을 입으라고 말했다"라고 전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당시 관할 당국은 해당 여성이 차별을 느끼도록 행동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했습니다.

또한 해당 수영장 측은 이후 성별과 무관하게 일광욕을 할 때 상의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르베르통은 "나는 차별을 느낀 것이 아니고 차별을 당했다"라며 "행정당국에 의한 차별 보호를 위해 베를린 주가 지난 2020년 통과시킨 법률에 따라 보상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해당 사건 심리는 오는 14일 베를린 지방 법원에서 진행될 계획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