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사무소가 31일(현지시간) 발표한 신장 보고서가 충격을 주고 있다.
AP통신은 이날 유엔 인권사무소는 중국 신장에서 위구르족을 상대로 한 차별적 구금이 이뤄졌다며 이는 반인도 범죄해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유엔 인권사무소의 신장 위구르족 인권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대테러 작전과 '극단주의'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신장 자치구에서 심각한 인권 침해가 자행됐다. 구금과 고문, 학대가 이뤄진 것으로 보이고 성폭력 사건 의혹도 제기됐다.
다만 보고서는 미국 등 일각에서 제기해온 '제노사이드'(집단학살) 의혹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이 지역 상황에 대해 중국 정부와 유엔 정부간 기구, 인권 시스템은 물론 국제 사회의 긴급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신장 자치구는 1100만 명의 이슬람 소수민족 위구르족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국제 인권단체 등은 약 100만 명에 달하는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민족 이슬람교도들이 재교육 수용소에 구금돼 있으며 여기에서 가혹한 인권 탄압이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중국은 처음에는 수용소의 존재를 부인하다가 나중에는 테러와 싸우는 데 필요한 '직업교육 훈련센터'라고 주장했다.
유엔인권최고대표실은 신장 위구르족 재교육 시설의 인권 문제에 대해 조사하고 3년 넘게 보고서를 준비했다.
이에 대해 제네바 유엔 사무소 주재 중국 대표부는 이번 보고서에 대해 "반중국 세력에 의해 날조된 거짓말과 허위 정보에 근거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강력히 반발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영국 BBC가 보도한 내용과 매우 유사하다. 신장 위구르 지역의 실체가 전 세계에 공개된 것은 지난해 2월이다.
당시 영국 BBC 방송은 이 시설을 탈출한 여성들과 경비원 등의 증언을 토대로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자행되고 있는 여성들의 실상을 공개했다.
위구르족 강제 수용과 '재교육' 프로그램은 2014년 이곳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주석이 "추호도 자비를 베풀지 말고 대응하라"고 지침을 내린 뒤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 수용시설에 9개월간 감금됐다 미국으로 망명한 위구르족 여성은 BBC방송에서 "매일 밤 많은 여성이 끌려나가 정장 차림에 마스크를 쓴 남성들에게 강간당했다"며 "나도 세 차례 2, 3명에게 집단 강간 당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또 "중국인 남성들이 전기충격기를 내 자궁에 넣고 고문을 했으며 다른 방으로 끌려간 젊은 여성은 계속 비명을 질렀다"며 "방에 돌아온 뒤 완전히 정신이 나가 다른 사람이 됐다"고 말했다.
민간 인권단체 '위구르 인권프로젝트(Uyghur Human Rights Project)'도 별도의 증언 녹취에서 "위구르 수용시설에선 전기 의자, 전기 장갑, 전기 헬멧, 전기봉의 항문 삽입 등으로 고문이 자행됐다"고 주장했다.
또 그곳에 있다 탈출한 카자흐족 여성은 "18개월간 수용시설에서 내가 한 일은 위구르 여성들의 옷을 벗기고 손을 묶어 중국 공안이나 수용시설 외부에서 들오온 중국 남성에게 넘기는 것"이라며 "중국인 남성들은 젊고 예쁜 여성이 걸리면, 내게 일이 끝나고 돈을 주곤 했다"고 말했다.
이 여성도 조직적인 강간이 자행됐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여성도
심지어 수용소의 중국인 남성들은 집단 강간 뿐 아니라 피해 여성의 온몸을 물어뜯어 평생 남는 상처를 남겼다.
이들은 "강제로 자궁내 피임기구를 삽입하거나 불임 시술을 받았다"고 절규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