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수도 로마의 관광 명소 중 하나인 스페인 계단에 전동 스쿠터를 집어 던진 미국인 관광객이 큰 대가를 치르게 됐다.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델라세라'는 30일(현지시간) 스페인 계단을 파손한 혐의로 25세 미국인 여성이 재판을 받게 됐다고 보도했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 여성은 지난 6월 3일 새벽 2시45분께 4살 연상 남자친구와 함께 스페인 계단을 대여용으로 전동 스쿠터를 끌고 내려오고 있었다.
폐쇄회로(CC)TV에 찍힌 커플을 본 경찰은 현장에 출동해 이들을 제지했다.
그러자 이 여성이 갑자기 전동 스쿠터를 아래로 굴러 넘어뜨렸다.
스쿠터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넘어졌고 마지막 계단 3개가 파손됐다.
이에 로마 문화재청은 10cm 정도의 대리석이 떨어져 나갔다며 복구 비용 2만5000유로(3400만원)로 추산했다.
해당 여성에게는 500유로(약 67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또한 이 여성은 문화·경관 자산을 불법적으로 이용하고 파괴·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최소 2년, 최대 5년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135개로 구성된 스페인 계단은 1953년 개봉된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로마를 찾는 관광객들이 반드시 찾는 명소 가운데 하나로 1725년 완공된 바로크 시대 문화재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로마 역사지구에 포함돼 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