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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노이 국제공항. / 사진=연합뉴스 |
베트남 관광산업의 최대 고객인 한국인들을 상대로 현지에서 브로커들이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오늘(29일) 현지 항공업계 관계자 및 제보자들에 따르면 지난 23일(현지시간) 오후 11시께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서 베트남 저가항공사인 비엣젯 여객기(VJ 960편)에 탑승하려던 이 모 씨(50) 등 일행 3명은 이 같은 브로커에게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노이 롯데호텔 부근의 대형 병원에서 받은 신속 항원검사 음성 확인서가 담당 직원에게 퇴짜를 맞은 것입니다. 이유는 "인천공항 검역소에서 인정하지 않는 검사 방법"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카운터 직원은 "내일 출발하는 여객기를 다시 알아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근처에 있던 현지인 브로커가 갑자기 접근해오더니 솔깃한 제안을 했습니다. 돈을 좀 주면 음성확인서를 받아서 예정대로 여객기에 탑승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었습니다. 브로커가 요구한 검사비는 100만 동에 택시비 100만 동 까지 총 400만 동(23만원)이었습니다.
처음 하노이 시내 패밀리메디컬 병원에 낸 검사 비용은 1인당 35만 동에 불과했습니다. 심지어 대한항공도 이 병원에서 발급한 음성확인서를 인정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조급한 마음에 이 씨 일행은 브로커를 따라갔습니다. 결국 브로커의 소개로 검사를 받은 이들은 공항으로 돌아와 여객기에 탑승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추후 확인해보니 1인당 검사 비용은 15만 동에 불과했고 브로커는 자신의 몫으로 85만 동씩 챙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엣젯 항공 측은 "음성 확인서에 검사 방법과 관련해 '판비오'(Panbio)라는 생소한 단어가 있어서 인천공항 검역소에 확인한 결과 '인정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들어서 이같이 조치했다"고 해명했지만, 인천공항 검역소는 또 이와 다른 입장을 내놨습니다.
인천공항 검역소 관계자는 "당일 비엣젯 측에서 판비오 검사법 인정 여부를 물어와서 '의사 감독하에 하면 가능하니 승객에게 확인해 달라'고 했지만 항공사 측은 확인이 어렵다고 답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씨 일행이 가져온 음성 확인서에는 담당 의사의 서명이 떡하니 적혀 있었습니다.
관계자는 이어 "아무래도 비엣젯이 현지의 상황을 잘 알 거라고 판단해 '그렇다면 인정하기 어려울 거 같다'고 보수적으로 답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씨 일행은 브로커가 항공사 직원과 일종의 커넥션이 있었던 것 같다고도 밝혔습니다. 음성 확인서에 문제가 있으면 카운터에서 다른 검사소를 알려주면 되는데 그러지 않았고, 또 발권 오피스에 가자마자 브로커가 접근한 게 의심스럽다는 겁니다.
이외에도 같은 날 오후 한국인 커플이, 지난 26일에는 한국인 가족이 이 같은 사기 피해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대사관은 피해를 막기 위해 최근 베트남 민간항공청(CAAV)에 공문을 보내 시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인 단체의 한 관계
베트남 통계청(GSO)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7월 베트남을 여행한 한국인 여행객은 19만 6,000여 명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