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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6일 미국 뉴욕의 한 룰루레몬 매장에서 물건을 훔친 뒤 매장을 빠져나가고 있는 도둑. 경비원은 그 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다. [사진 출처 = 뉴욕포스트] |
27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뉴욕 맨해튼 14번가와 9번가에 입점된 의류매장 룰루레몬에 7명의 도둑이 들었다. 이 도둑들은 3만달러(약 4000만원)에 달하는 옷을 챙겨 태연하게 매장을 빠져나갔다. 경비원들은 도둑질을 하지 말라고 제압하거나 뒤쫓아나가 붙잡지도 않은 채 도둑들의 절도 행각을 지켜보기만 했다.
누리꾼들은 "믿을 수 없다", "이럴 거면 경비가 왜 있는 거냐", "미국은 도둑일지라도 타인의 몸에 함부로 손을 대면 안 되는 법이라도 있나",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도둑을 잡아 경찰에 넘겼어야지", "그러다 경비원이 다치면?", "회사에 몸 바쳐 일할 필요까지는 없다" 등 다양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처럼 경비원들이 도둑을 발견해도 그냥 보내 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 도둑은 크리스찬 루부탱과 로로 피아나 등 명품매장을 돌며 지난 한 달 동안 무려 6만2000달러(약 8300만원)치 신발을 훔치기도 했다.
매장 직원들은 도둑들을 저지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고 호소했다. 마르니매장의 매니저는 "우린 도둑질을 말리지도 않고 도둑들을 쫓아가지도 않는다"며 "위험하니 그냥 두라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10월 애플매장 경비원이 방문자에게 마스크 착용을 지시했다가 흉기에 찔려 뉴욕 사회가 충격을 받은 바 있다.
디올매장의 경비원은 "도둑들이 어떤 돌발행동을 할지 모르는데 누가 제지할 수 있겠냐"며 "도난을 당한 물건은 다 보험처리가 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명품매장의 경비원은 "이 지역에서 도둑질을 막는 건 불가능하다"며 "나도 직업이 있고 당신도 직업이 있듯이 그들에겐 도둑질이 직업"이라고 낙담했다.
한편 뉴욕경찰이 이달 초 발표한 '2022년 7월 유형별 범죄율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뉴욕에서 발생한 7대 주요 범죄는 1만161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과 6월에 이어 석 달 연속 1만건 이상을 기록했다. 뉴욕시가 7대 범죄로 규정한 행각은 살인, 강간, 강도, 폭행, 주택절도, 중절도,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절도 관련 범죄가 급증한 이유가 보석개혁법에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 2020년 보석개혁법이 시행되면서 사실상 절도 용의자들이 보석금을 내지 않아도 풀려나는 것이 가능하게 됐다. 이에 100번가량 체포됐지만 구금되지 않은 상습범도 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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