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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8년 호주 남부의 한 우물에 토끼떼가 모인 모습. / 사진=연합뉴스 |
호주를 뒤덮은 2억 마리의 야생 토끼는 약 160년 전 호주에 정착한 목축업자가 사냥용으로 들여온 토끼 24마리에서 번식한 것이라는 연구가 나왔습니다.
오늘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조엘 알베스 옥스퍼드대 연구원 등 연구진은 최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논문에서 호주의 기존 생태계를 파멸시키다시피 한 외래종 토끼의 번성 과정을 유전학적으로 분석했습니다.
연구진은 "유럽산 토끼가 호주에서 대량 서식하게 된 것은 역사상 가장 상징적이고 파괴적인 외래종 침략 사건"이라며 "외래종 침략은 환경과 경제를 파괴하는 중대한 원인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앞선 기록에 따르면 영국에서 태어나 식민지 호주에 정착한 목축업자 토머스 오스틴은 1859년 모국에서 토끼 24마리를 사냥용으로 들여왔습니다. 멜버른 땅에 풀어놓은 토끼들은 3년 만에 수천 마리로 불어나며 엄청난 속도로 번식을 이어갔고, 160여 년이 지난 현재는 호주에 서식하는 야생토끼 개체 수가 약 2억 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연구진은 "단 한 번의 사건이 호주에서 벌어진 대참사를 촉발했다"며 "호주 내 환경 변화도 이런 침투를 용이하게 했을 수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유전적 구성"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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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내용과 무관한 참고 이미지. / 사진=연합뉴스 |
과거 호주에 살던 토끼 종들은 온순한 성격과 늘어진 귀, 화려한 색의 털 등 가축화된 모습을 갖췄다고 알려졌습니다. 반면 오스틴이 들여온 토끼들은 포식자를 회피할 수 있는 야생종
연구진은 "단 한 명의 행동이 환경에 파괴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며 "지구적으로 생물 다양성을 지켜내려면 엄격한 '바이오 안보'(Biosecurity·지역 간 생물 이동 제한)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