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4일)이 우리나라와 중국이 정식 수교를 맺은 지 꼭 30년이 되는 날입니다.
그동안 교역 규모는 50배 가까이 급증하면서 중국은 우리나라의 가장 큰 교역 상대국이자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됐습니다.
개인들도 30년을 내내 사이좋게 친구로 지낼 수 없는 것처럼 양국관계는 때때로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지난 2000년 중국산 마늘의 관세 때문에 벌어진 이른바 '마늘 분쟁'이나 김치와 한복 기원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 그리고 2016년 사드 배치로 촉발된 갈등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그래서인지 수교 30주년 기념일인데 양국이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베이징 윤석정 특파원을 불러보겠습니다.
【 질문 1 】
윤석정 특파원, 서울과 베이징에서 동시에 기념식이 열리고 있죠?
【 기자 】
네, 서울에선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이곳 베이징에서는 댜오위타이 17호 각에서 30주년 기념식이 열리고 있습니다.
30년 전 한중 수교 서명식이 진행됐던 바로 그 장소입니다.
오늘 행사엔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박진 외교부장관이 양국 정상의 친필 축하 서한을 대독했습니다.
서한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한중 양국이 상호 존중과 호혜의 정신에 기반해 미래 30년간의 새로운 협력 방향을 모색하길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시진핑 주석도 대변혁과 세기의 팬데믹이 교차하는 중대한 시기에 한중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단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길 희망한다고 전했습니다.
【 질문 2 】
아무래도 2016년 사드 배치 이후에 양국 관계가 냉각됐고, 지금까지 그 여파가 이어지는 거죠?
【 기자 】
일단 오늘 행사의 참석자만 봐도 양국 간 현재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10년 전 20주년 행사 때는 사실상 차기 지도자로 내정된 상태였던 시진핑 당시 부주석이 참석했었는데, 오늘은 양국 정상들의 메시지 대독만 있었습니다.
향후 전망도 밝지만은 않습니다.
중국이 사드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반도체 공급망 동맹, 이른바 칩4에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참여하면 갈등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정치와 안보는 미국과, 경제는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우리로서는 한중관계의 뉴노멀 즉, 새로운 기준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