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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연합뉴스] |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두 가지 예상이 빗나갔다. 하나는 이번 전쟁이 '속전속결'로 끝날 것이라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의 강력한 제재로 러시아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자의 경우는 서방의 지속적인 무기 지원과 우크라이나의 거센 저항 그리고 세계 2위 군사 대국으로 알려진 러시아의 전략 전술 측면의 실수와 오판 등으로 6개월을 넘기고 있다.
그렇다면 서방의 강력한 각종 제재에도 러시아가 이처럼 잘 버틸 수 있는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3일(현지시간) 역사적 경험과 풍부한 자원을 들었다.
당초 경제 전문가들은 서방 기업 철수와 자산 동결, 금융 제재 등으로 러시아 경제가 심각한 침체기에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는 전쟁 초기인 4월 19일 러시아가 올해 -8.5%, 내년에는 -2.3% 성장하며 뒷걸음질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도 비슷한 시가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15% 감소해 지난 15년간 쌓아온 경제 성과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밝혔다.
하지만 어느 시점까지는 이런 예측이 맞는 듯 했지만 전쟁 후 6개월이 흐른 지금 각종 지표에서는 비관적 예상은 빗나간 것으로 판단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경제 방향을 가늠하기 위해 사용하는 현재활동지수(CAI)를 보면 러시아 지수는 3∼4월에 급격하게 떨어졌으나 이후 회복세로 돌아섰다. 오히려 최근에는 미국과 독일 경기가 인플레이션으로 주춤하고 있다.
JP모건체이스도 6월 러시아 산업 생산이 작년과 비교해 1.8% 줄어들었으나 심한 불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경기가 바닥을 찍은 뒤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물가나 환욜 지표도 모두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소비자 물가는 연초부터 5월 말까지 약 10% 올랐으나 지금은 떨어지고 있다. 반면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는 9.1%나 급등했다.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3월에 17.6%였으나, 지난달에는 11%로 하락했다.
금융 제재로 루블화 가치 역시 2월말부터 3월까지 폭락했지만 이후 서서히 상승해 지금은 전쟁 이전 보다 강세다.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가 기준 금리를 9.5%에서 20%로 대폭 인상하면서 물가 상승을 억제했다고 분석했다.
또 1998년 이후 빈번하게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독자적 생존 전략을 모색한 것도 러시아 경제가 버틸 수 있는 요인으로 꼽았다.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는 오랫동안 서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왔다"고 말했다.
지금 상황만을 볼 때 러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러시아 경제도 견디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간이 흐르면 러시아는 제재로 인해 더 비싼 비용으로 품질이 나쁜 제품을 생산하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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