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두기나에 '용기 훈장' 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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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극우사상가 알렉산드르 두긴이 23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딸의 장례식에 모습을 나타냈다. / 사진=연합뉴스 |
러시아가 '푸틴의 정신적 지주'로 불리던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 사망 사건과 관련해 우크라이나를 '테러 배후'로 지목하려는 뜻을 더욱 분명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추모식에서는 두기나를 순교자로 묘사하며, 전쟁 승리를 다짐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어제(23일) 로이터·타스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두기나의 가족, 친구, 수십 명의 동료와 지인들은 두기나를 추모하기 위해 러시아 모스크바 오스탄키노 TV 센터에 모였습니다. 행사에는 세르게이 네브로프 전 러시아 하원 부의장, 레오니트 슬루츠키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 세르게이 미노로프 하원 의원 등이 참석했습니다.
두긴은 "다리야의 비극적인 죽음이 누군가에게 감동을 줬다면, 다리야는 그들에게 신성한 러시아 정교회, 국민, 조국을 수호하도록 요청했을 것"이라며 "다리야는 러시아를 위해 조국에서, 그리고 우크라이나가 아닌 여기 최전선에서 죽었다"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러시아 미디어 재벌 콘스탄틴 말로페예프는 두기나를 순교자로 묘사하며, 두기나의 죽음으로 인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승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순교자들의 피로 강해질 것"이라며 "사랑하는 다리야의 시기적절한 죽음 덕분에 우리는 이 전쟁에서 확실히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러시아의 적들에 의해 딸이 자신이 보는 앞에서 무참히 살해되었다고 말한 두긴은 "우크라이나를 꼭 이겨야한다"는 말로 애도사를 맺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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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진 다리야 두기나 추모. / 사진=연합뉴스 |
외신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9시 30분께 두기나가 몰던 도요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강한 폭발음과 함께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두기나는 현장에서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초 두긴과 두기나는 모스크바 외곽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다가 함께 차에 탑승할 예정이었으나 두긴이 다른 차에 타면서 두기나는 아버지의 차량을 몰게됐습니다. 이 때문에 당초 두긴을 노린 테러가 아니냐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반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이번 범죄는 우크라이나 측이 계획적으로 저질렀다면서 범인은 1979년생 우크라이나인 '보브크 나탈리야 파블로브나'라고 지목했습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이번 사건과의 연관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우리는 러시아 같은 범죄국가도, 테러국가도 아니다"며 두기나 차량 폭발 사건과 전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두긴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사상에 영향을 끼친 극우 사상가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적극적으로 찬성했고, 2014년 크림반도 강제 합병 당시 크렘린궁의 군사 행동을 선동했습니다. 언론인이자 정치 평론가로 활동하던 그의 딸 두기나도 아버지의 사상을 지지하고 러시아 국영TV에 출연해 우크
한편 푸틴 대통령은 전날 두기나에게 '용기 훈장'을 수여하기로 했습니다. 이 훈장은 범죄에 맞서 싸우거나 자연재해, 화재 등 상황에서 인명을 구해 용기와 헌신을 보여준 이들에게 수여됩니다.
[안유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bwjd555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