긱스 측, "불법 행위는 없었다"며 무죄 주장
↑ 지난해 5월 법정에 출석한 라이언 긱스 / 사진 = 연합뉴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레전드'라고 불리는 라이언 긱스(49)가 전 여자친구에게 상습적인 가혹행위를 일삼았다는 피해자 증언이 나왔습니다.
영국 BBC방송, 일간 가디언 등의 현지 언론들은 9일(현지시간) 피해자 케이트 그레빌(36)이 맨체스터 형사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이같은 내용의 진술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레빌은 "나와 긱스 모두 기혼인 상태로 처음 만났다"며 "처음엔 불운한 결혼 생활을 끝내줄 사람을 찾았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교제를 이어가던 중 긱스가 자신과의 만남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는 등 '양면적 면모'를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한번은 그레빌이 긱스의 연락을 차단하자, 집까지 찾아와 자신을 '매춘부'라고 부르며 행패를 부린 적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러한 긱스의 위협적인 행동에 공포를 느낀 그레빌은 아랍에미리트로 도망쳤지만, 긱스가 자신을 찾아 두바이까지 방문했다고 그레빌은 밝혔습니다.
그레빌은 당시 둘 사이의 다툼이 커지자 긱스가 알몸 상태인 자신을 거칠게 호텔 방 밖으로 끌고 가 소지품과 함께 자신을 내팽개쳤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녀는 "복도에서 굴욕감에 떨어야 했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습니다.
어느 날은 다툼 후에 긱스에게서 '협박'이라는 제목의 메시지를 받았고, 혹여나 자신과의 성관계 영상일까 봐 두려운 마음에 열어보지 못했다고도 했습니다.
이어 그레빌은 긱스가 자신 외에 8명의 여성과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에 대해 따지자 긱스가 분노를 폭발하며 폭행까지 저질렀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폭행 정황에 대해 그레빌은 "긱스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더니 머리로 내 얼굴을 들이받았다"며 그레빌의 여동생이 긱스를 제지하자 여동생의 턱을 차버렸다고 했습니다.
결국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된 긱스는 그레빌과 그 여동생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고, 수사 도중 데이트 폭력 등 다른 가혹행위에 대한 혐의도 추가로 받게 됐습니다.
하지만 긱스는 지난해 열린 공판에서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긱스 측 변호인은 2011년 경기 중 상대 선수에게 인종 차별적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첼시 전 주장, 존 테리의 무죄 판결을 끌어낸 변호사 크리스도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긱스 측은 지난 8일 열린 재판에서도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건 인정하지만, 불법 행위는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웨일스 출신 축구 선수 긱스는 현역 시절 맨유에서 정규리그 13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2회 등 수많은 우승컵을 거머쥔 바 있습니다.
↑ '웨일스' 감독 시절 라이언 긱스 / 사진 = 연합뉴스 |
2014년 은퇴 후 긱스는 지난 2018년부터 웨일스의 감독으로 활약했지만, 2020년 해당 혐의로 체포된 뒤 임시로 감독직에서 물러났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