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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레반이 여학생의 중등 교육을 금지한 이후로 아프간 소녀 주할(가명·16)은 집에서 바느질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 = 세이브더칠드런] |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은 10일 아프간의 1년을 담은 보고서 '한계점: 탈레반 장악 1년 후 아동의 삶(Breaking point: Life for children one year since the Taliban takeover)'을 발표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5월에서 6월까지 발크와 파리아브, 사르이풀, 자우잔, 낭가하르, 칸다하르 주에 거주하는 9~17세 아동 1690명과 부모 및 보호자 1450명을 대상으로 탈레반 치하에서 변화한 삶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간 아동의 80%가 지난 30일간 배고픈 상태로 잠들었다고 답했다. 여아의 경우 남아에 비해 배고픈 상태에서 잠들 가능성이 2배 높았다. 여아 10명 중 9명이 지난 1년 동안 식사량이 줄었다고 응답했으며, 살이 빠지고 일상생활에 필요한 에너지가 부족한 것에 대해 걱정을 표했다. 아동의 심리 상태도 눈에 띈다. 여아 26%, 남아 16%가 우울증의 징후를 보였으며, 여아 27%, 남아 18%가 불안 증세를 보였다.
식량 부족은 아동의 건강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고 더 나아가 아동의 미래를 위협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음식과 기본 생필품이 부족해지는 등 경제적 어려움이 계속되면서 많은 지역 사회에서 아동을 학교에 보내지 않거나 아동에게 결혼을 권유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탈레반은 정권 장악 후 여아의 중등 교육을 금지했으며, 아동 수천 명이 집 안에 머물게 됐다. 설문에 응답한 여아의 46%, 남아의 20%가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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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위기가 심화되자 사마르(가명·11)와 잘마이(가명·15세) 형제는 생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 수업을 절반만 듣고 집에서 카펫을 짠다. [사진 = 세이브더칠드런] |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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