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P = 연합뉴스] |
친강 주미대사는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미국 권력 서열 3위 공직자가 군용기를 타고 대만을 공식 방문하고 공개적으로 독립을 추구하는 집권 민진당으로부터 완전한 외교의례로 대접을 받은 것은 미국이 대만과 공식 관계를 발전시키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깬 것"이라며 이처럼 밝혔다.
지난 2일 밤 펠로시 의장은 전격적으로 대만 땅을 밟았다.
25년만에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면서 중국은 대만을 둘러싸고 고강도 군사훈련을 벌이고 있다.
5일(한국시간)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 등에 따르면 전날 동부전구 공군 및 해군 군용기 100여대가 대만 북부, 서부, 동부 공역에서 주야간 정찰, 공중 돌격, 엄호 지원 등 임무를 수행했다.
중국군은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인 J-20 을 비롯해 폭격기, 공중급유기 등 다양한 기종의 군용기들을 동원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중국 전투기들은 이날 중국과 대만 간의 실질적 경계선인 대만해협 중간선도 대거 넘어갔다. 대만 국방부는 4일 밤 홈페이지를 통해 총 22대의 중국 전투기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다가 돌아갔다고 밝혔다.
중국군은 또 같은 날 대만 북부, 동부, 남부 해역에 11발의 둥펑(DF) 계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대만해협 중간선에 걸친 훈련 구역에서도 다연장 로켓을 여러 발 발사하는 등 대만을 압박하는 전례 없는 고강도 무력시위를 벌였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국가의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수호하는 데 필요한 정당한 조치"라며 "대만 독립·분열 세력과 외부 세력의 간섭에 반격하는 데 필요하고도 정당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친 대사는 "대만이 역사적으로 중국 땅일 뿐만 아니라 현대에도 미국과 합의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자국 영토"라고 거듭 주장했다. '하나의 중국'에서 중국이 유일한 합법 정부로 대만은 독립국이 아니라는 것이다.
1979년 미중 수교로 미국이 '하나의 중국' 방침을 인정했다는 그는 미국이 냉전 이후 국제질서로 자리 잡은 이 방침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여러 차례 바꾸지 않겠다고 공언했는데도 최근 대만에 무기를 판매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세계 대전 이후 국제질서를 변경하려는 광범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친 대사는 "만일 미국의 한 주가 독립 선언을 하고 다른 나라로부터
이어 "펠로시 의장은 14억 중국인의 분노를 자아냈다"며 "미국이 진정으로 민주주의를 원한다면 세계 인구 5분의 1에 해당하는 중국인의 외침에 존경심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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