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의원 "일본이 한국 형님뻘"에 한일의원연맹 "망언"

일본을 방문한 한일의원연맹 대표단 의원들이 일본측 파트너인 일한의원연맹 소속의 에토 세이시로 중의원(자민당)의 '일본이 한국의 형님뻘'이라는 발언에 대해 '망언'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5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중의원 부의장을 지낸 에토 의원은 전날 자민당 모임에서 "한국은 어떤 의미에서는 형제국"이라며 "확실히 말하면 일본이 형님뻘"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확실히 협력해 한국을 잘 지켜보고 지도한다는 큰 도량으로 한일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에토 의원은 이 같은 발언의 의미에 대해 기자들에게 "일본은 과거 한국을 식민지로 한 적이 있었다"며 "그것을 생각하면 일본은 한국에 어떤 의미에서는 형과 같은 것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한의원연맹과 합동간사회의를 위해 일본을 찾았던 한일의원연맹 대표단 의원들은 5일 도쿄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를 통해 에토 의원이 식민지를 거론하며 '형님뻘'이라는 발언한데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대표단 단장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 (에토 의원이) 대단히 유감스러운 발언을 했다"며 "어제 회의(합동간사회의)에서 김대중-오부치 선언 정신에 따라 역사 의식에 후퇴가 있어서는 안되겠다고 얘기했는데, 이런 발언을 한 건 유감스럽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토 의원에게 한일의원연맹 차원에서 사과요구를 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 좀 더 논의를 한 후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 힘 이양수 의원은 "대단히 부적절하고 사과가 필요한 발언"이라며 "한일이 선린우호 관계를 유지·발전시키려면 정치인들의 사려깊은 태도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소속 양향자 의원은 "개인적 입장으로는 에토 의원의 발언이 예전 기억에만 사로잡혀 있는 '꼰대 의식' 아닌가 싶다"며 "이런 망언을 한 것은 실수라기 보다 계획이라고 생각하며 한일의원연맹 차원에서 바로 사과를 요청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에토 의원은 4일 있었던 양국 의원연맹 합동간사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 3일 2박3일 일정으로 도쿄를 찾은 한일의원연맹 대표단은 일한의원연맹과의 합동간사회의를 진행했고 니카이 도시히로 전 자민당 간사장,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겐타 대표,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 등을 면담했다.
양국 의원연맹 합동간사회의에서는 민간 교류 활성화를 위해 조속한 시일 내에 양국 간 비자 면제가 재개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의견을 같이했다. 윤호중 의원은 "오는 10월 20일 이후에 일정을 잡아 서울에서 합동총회를 열기로 했고, 여기에 맞춰 양국 의원연맹 창립 50주년 기념식도 하기로 했다"며 "(양국 의원) 친선축구대회를 개최해 한일 공동월드컵 20주년도 기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도쿄 = 김규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