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권력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앞두고 중국의 푸젠성 해변에 줄지어 이동하는 장갑차가 포착됐다. 이 지역은 대만과 인접한 곳으로 펠로시 하원의장의 방문에 대한 중국의 입장이 어떤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에는 지난 2일 중국의 동남부 해안도시 푸젠성 샤먼의 한 해수욕장에 등장한 장갑차 행렬 영상이 공유되고 있다.
중국 해군 소속 육전대의 ZBD-2000 수륙양용 장갑차로 추정된다.
영상에는 해수욕장아 나타난 장갑차 행렬을 보고 깜짝 놀란 관광객, 주민들의 모습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피서객들은 갑자기 등장한 장갑차에 두리번 거리면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상하이와 광둥성 사이에 있는 푸젠성은 날씨가 맑을 경우 육안으로 대만이 보일 만큼 가깝다.
영상 속 장갑차가 등장한 취안저우에서 대만까지의 거리는 직선으로 130km에 불과하다.
이날 장갑차 행렬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 도착한 당일 오전에 이뤄진 만큼 중국이 대만에 보내는 경고성 메시지로 보인다.
앞서 중국군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찾을 경우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오후 10시43분쯤 타이베이 쑹산공항을 통해 대만 땅을 밟았다. 그는 이후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대만을 여행함으로써 우리는 민주주의에 대한 약속을 기다린다. 대만의 자유, 그리고 모든 민주주의가 존중받아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한다"고 말했다.
중국군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도착 직후 대만 주변 해역에서의 군사훈련 실시를 공표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해당 훈련은 4일 정오부터 7일 정오까지 3일간 진행된다.
한편 중국 정부는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 대사를 한밤중 초치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 신화통신은 3일 셰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2일 심야에 번스 대사를 긴급 초치한 자리에서 "펠로시가 온 세상이 비난할 일을 저지르고 고의로 불장난을 도발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과 3대 중·미 공동성명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미 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심각하게 훼손했
그러면서 "(행위의) 성질이 극도로 악랄하고 후과는 극히 엄중하다"고 비난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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