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어민단체 등은 여전히 강하게 반발
제주 환경·시민사회단체, 방류 결정 철회 촉구
↑ 후쿠시마 제1원전. / 사진=연합뉴스 |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출 시설 설계운용 관련 실시계획'을 인가하면서 2023년부터 30년에 걸쳐 오염수를 방출하는 결정을 내린 가운데,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위한 시설 공사가 본격 시작됩니다.
오늘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이 있는 후쿠시마현 등 관련 지자체는 어제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오염수 방류에 필요한 설비 공사를 하는 데 동의했습니다.
공사에 필요한 절차가 완료되면서 도쿄전력은 이르면 내일부터 해저 터널 공사를 시작합니다. 도쿄전력은 원전 오염수를 해저 터널을 이용해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약 1㎞ 떨어진 앞바다에 방류할 계획입니다.
↑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 /사진=연합뉴스 |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 폭발 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원전 내 지하수와 빗물 등의 유입으로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오염수가 매일 130∼150t가량 발생하고 있습니다.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정화해 원전 부지 내 저장탱크에 보관 중입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이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해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트리튬)의 농도를 기준치 이하로 낮춰 해저에 방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ALPS로 오염수를 정화하면 세슘을 비롯한 62가지의 방사성 물질을 제거할 수 있으나 삼중수소는 걸러지지 않습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내년 봄부터 방류를 시작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현지 어민단체 등은 여전히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또 원자력규제위가 지난달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을 정식 인가하자 한국과 중국 정부도 해양 방출의 영향에 대한 우려를 일본에 전달했습니다.
↑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 / 사진=연합뉴스 |
앞서 환경·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탈핵·기후위기제주행동(이하 제주행동)은 지난달 26일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내년 봄 방류되면 내년 하반기부터 제주 바다까지 퍼져 오염된다"며 방류 결정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일본 정부는 원전오염수 방류를 위한 해저터널 공사가 끝나는 내년 봄까지 필요한 작업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방류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라며 "원전오염수의 방류에 따른 한국의 직접 피해는 내년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실제 독일의 헬름홀츠 해양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후 7개월이면 제주 앞바다에 오염수가 퍼질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으며 중국 칭화대의 예측에서도 400일이면 제주 앞바다는 물론 한국의 영해 전역이 오염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습니다.
또 제주연구원은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성물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강행할 경우 자국 내 주변 바다가 방사능으로 심각하게 오염돼 해양생태계 변화, 해양생물 체내 축적 및 폐사 등의 문제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방사성물질 오염수가 해류를 따라 제주를 포함한 한국 연안으로 유입돼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달 23일에는 경남 통영의 이순신공원 앞바다에서 어선 120척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반대를 위해 해상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 답변하는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
한편, 지난 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과 관련해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할 의향이 있냐는 국회 질의에 "범정부 TF(태스크포스) 차원에서 여러 차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조 장관은 다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 "외교 현안이기 때문에 진행 상황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안정성 여부와 관련해서는 IAEA(국제원자력기구) 점검단에
'정부는 왜 사전에 방출이 안 되도록 막는 방침을 갖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기본적으로 오염수 방출이 안 되도록 하는 노력을 지속해서 하고 있다"며 "방출을 용인한다기보다는 오염수 방출에 대해 대비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안유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bwjd555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