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발 거세지며 미-중 간 '치킨게임' 지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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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 사진=로이터통신 |
아시아를 순방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중국의 무력 사용 경고에도 불구하고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 이후 25년 만에 대만을 찾습니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행을 강행함에 따라 중국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당분간 미중 갈등은 더 악화된 국면으로 치닫을 예정입니다.
1일(현지시간) CNN방송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미 의회와 대만측 소식통을 인용해 펠로시 의장이 대만행을 강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싱가포르 방문 일정을 마친 후 2일 밤 대만에 도착할 예정이며, 3일 오전 8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면담을 한 후 대만 입법원(의회)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같은 보도에 중국에서는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군사적 조치까지 감행하겠다고 강수를 뒀습니다. '하나의 중국'이란 중국만을 유일한 합법 정부로 보고 대만을 독립국이 아닌 중국의 일부로 보는 견해로, 중국 정부가 줄곧 주장해온 '중국 중심' 국가관입니다.
중국이 무력 사용을 예고하고 나서자, 미국에서도 "펠로시 의장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응수하며 중국과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이 서로 물러서지 않으며 긴장감을 고조되자, 미중간 갈등이 '치킨 게임'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치킨 게임'이란 '어떤 문제를 두고 대립하며 서로 양보하지 않아 양쪽 모두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상황'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시진핑 주석이 자신의 통치에서 대만 통일이 주요 목표임을 강조함으로써 강인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확립하고 싶어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시 주석은 "(대만의) 평화통일을 지향하나 무력에 의한 통일 역시 배제하진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대중 전문가들은 이처럼 시 주석이 대만 통일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고강도 방역 정책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중국의 경제 침체가 심각해진 상황에서, 시 주석이 국민들의 지지도를 유지할 마지막 보루로 '대만 통일' 카드를 꺼내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물러설 수 없는 것은 바이든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전부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중국에 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지적을 받아온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에도 부정적 입장을 표하며 중국과의 갈등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 반발 여론이 거세지자 돌연 입장을 바꿔 '펠로시 의장이 중국의 위협을 받지 않고 안전하게 대만을 방문할 수 있게 모든 지원을 다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도 미국 내 여론에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한편, 이처럼 미국과 중국이 각각의 이유로 대립을 피하지 않는 '치킨게임'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영국 의원단 역시 올해 연말쯤 대만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1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지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권지율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ldbf992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