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학생 수는 느는데 교사 지원자는 매년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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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의 한 초등학교. / 사진=연합뉴스 |
호주 교육 업계에서 교사를 구하기 쉽지 않게 되자 정부가 교사 연봉을 약 1억 5,700만 원까지 인상하는 방안 등을 내놨습니다.
오늘(2일)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 등의 보도에 따르면 호주 정부 기관인 호주학교교사지도력연구소(AITSL)가 전날 성취도가 높은 '우수 교사'들의 급여를 40% 인상하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 계획에 따라 우수 교사의 연봉은 상여금 5만 호주달러(약 4,500만 원)를 포함해 17만 5,000호주달러(약 1억 5,700만 원)를 웃돌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변호사·엔지니어·IT 등 전문직 출신 교사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들이 석사 과정을 이수하는 기간 동안 6~12개월가량 유급 인턴십을 제공하는 방안도 포함됐습니다.
빅토리아주에서는 회계사를 수학 교사로 고용하는 등 전문직 종사자를 교직에 투입하는 고용정책을 장기간 운영한 바 있지만, 이를 통해 배출된 교사는 11년간 619명에 불과했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교사로 이직을 원하는 전문직 종사자들이 경력 전환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학업 중 실습 경험, 재정 지원까지 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마크 그란트 AITSL 대표는 "호주에서는 성취도가 높은 우수 교사들이 다른 교사들보다 10% 정도 많은 급여를 받는 데 그친다"며 급여 40% 인상 계획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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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시드니의 한 고등학교. / 사진=연합뉴스 |
하지만 우수 교사의 급여를 40% 늘리는 방안이 교사 지원자 수를 늘리는 데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현재 호주의 '우수 교사'로 인증받은 사람은 호주 전체 교사의 0.3%에 해당하는 1,025명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뉴사우스웨일스주(NSW) 교사 연맹은 향후 20년간 20만 명의 학생이 주립학교에 추가로 몰려들 것이며, 10년 동안 11,000명의 교사가 더 필요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1,000여 명에 불과한 교사의 월급을 40% 인상하는 대책은 교사 지원자 수 자체를 늘리기엔 어려워 보입니다.
또 NSW 연맹은 호주의 교사 인력난에 대해 업무량은 매년 증가하지만 급여는 다른 직업에 비해 매년 하락하는 현실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호주의 교육 시스템은 정교사가 되어 그 자격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정교사 자격을 얻으려면 대학 졸업 후 임시 교사자격증을 가지고 교사 연수생으로 160~180일간 (3~5년 이내에) 학교에 재직해야 합니다. 하지만 비정규
업무량은 늘고 급여는 줄어드는데 교사 자격을 얻는 것조차도 힘든 상황이다 보니 호주의 교육 관련 전공자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전공 학생의 절반이 교사 연수를 마치지 못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시선입니다.
[정희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mango19980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