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도 못 막는데 교사가?" "총기 난사 청소년 관리가 먼저" 비판 여론도
↑ 총격으로 학생 19명과 교사 2명이 숨진 미국 텍사스주 소도시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에 2022년 5월 25일(현지시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꽃과 양초들이 놓여 있다. / 사진=연합뉴스 |
미국에서 총격 사건이 잇따르면서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총기로 무장하는 교사가 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1일 보도했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미국 학교에서 교직원이 총기를 소지하는 일은 매우 드물었지만, 최근 총기 난사 이후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미국 주의회협의회(NCSL)에 따르면 최소 29개 주에서 경찰이나 보안직원이 아닌 교사 등 개인의 학교 내 총기 소지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인 2018년 조사에서는 전국 공립학교의 2.6%에 총기로 무장한 교사가 있는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습니다.
일례로 오하이오주의 유치원 교사 '맨디'는 텍사스주 유밸디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 19명과 교사 2명이 숨지는 참극이 발생한 뒤 9mm 권총을 구입했습니다. 또 학교에서 권총을 소지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교육훈련도 받았습니다. 맨디는 그전까지 총격범이 학교에 나타날 때를 대비해 말벌 퇴치 스프레이와 무거운 물건을 넣어 휘두를 수 있는 긴 양말을 근처에 두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유밸디 참사 이후 '이걸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오하이오주 외에도 텍사스주는 전체 학군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402개 학군에서 교직원 등을 무장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프로그램 참여가 2018년 이후 증가 추세입니다. 플로리다주에서는 총 74개 학군 중 45개에서 교직원 1천300명이 무장 경비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도 적지 않습니다. 민주당·경찰단체·교원노조·총기규제 옹호론자 등은 이런 전략이 총격을 예방하기는커녕 위험을 키운다는 이유로 강력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매일 학생과 교류하는 교사가 실수로 총을 발사하거나 학생이 교사의 총에 손을 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과연 총기를 소지한 교사가 총격범을 제압할 수 있겠느냐는 현실적인 의문이 제기됩니다. 또 오하이오주의 총기 교육 규제 완화에 대해선 경찰도 총기를 소지하려면 700시간 이상 교육을 받고 교내에 배치된 경찰은 40시간 추가 교육을 이수하는 상황에서 고작 24시간 교육은 말이 안 된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학교에서 총을 난사하는 이들이 주로 자살 위기에 처한 청소년이라는 점에서 위험인물을 사전에 파악해 심리 치료를 지원하고 그들이 총기에 쉽게 접근할 수 없도록 관리를 강화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습
한편 미국 하원은 현지시간 29일 총기 난사 사건에 자주 쓰이는 돌격소총의 민간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찬성 217표, 반대 213표로 통과시켰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돌격소총은 가벼워서 휴대하기 쉽고 연속발사가 가능해 인명 피해가 큰 총기 난사 사건에서 자주 등장한 기종입니다.
[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yanna11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