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FP = 연합뉴스] |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홍콩 인구통계국은 작년 인구 1000명당 여성 6.7명, 남성 8.0명이 결혼했다고 밝혔다. 이 혼인율은 30년 만에 최저치다.
2011년 같은 조사에서는 여성 15.5명, 남성 17.6명이 혼인했다. 10년 만에 혼인 비율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혼인 연령은 10년 전 여성 기준 28.9세에서 작년 30.6세로, 남성 31.2세에서 32.2세로 늦어졌다.
'늦은 결혼'은 신생아 수 감소와도 직결된다. 홍콩에서 작년에 태어난 신생아는 3만6953명이었다. 2016년 6만856명, 2011년 9만5451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숫자다. 첫 아이를 낳은 여성의 평균 연령은 32.6세로, 10년전보다 2.6년 높아졌다.
이같은 급격한 결혼·출산 감소 원인으로는 고질적 고물가와 부동산 가격이 꼽힌다. 부모 집에서 거주하는 직장인 대니얼 왕 씨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한달 수입 2만 홍콩달러(약 332만원)로는 혼자 지내기만도 빠듯해 결혼이나 출산을 감당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재정적인 불안정이 높아지고 지역간 이동이 어려워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쉬둬둬 홍콩대 사회학과 교수는 "혼인율·출산율 감소와 초혼연령 증가는 이미 홍콩에서 장기 트렌드가 됐고, 사회에서도 이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에 대한 중국의 통제가 강화된 것도 젊은층의 불안을 키운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본토에서도 주요 대도시
정부 차원에서의 특단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폴 입 홍대 교수는 "출산율 감소로 경제활동인구가 줄고 사람들이 홍콩에 머물 이유가 사라질 수 있다"며 "정부의 저가 주택 공급,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유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