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흑해함대 본부 공격…러, 우크라군 포로수용소 고의적 폭발 의혹
공격 주고받는 와중에도 곡물수출은 계획대로…1일 첫 수출선 출항 예정
↑ 러시아의 폭격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곡물수출 기업 '니블론'의 소유주 바다투르스키의 저택 / 사진=미콜라이우 검찰청 제공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미콜라이우를 포격해 우크라이나 최대 곡물수출 기업의 소유주가 사망하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흑해함대 본부로 드론을 날리는 등 서로를 향한 공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곡물수출 계획에는 차질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날 비탈리 킴 미콜라이우 시장은 우크라이나 최대 곡물수출 기업 중 하나인 '니블론'의 소유주 올렉시 바다투르스키와 그의 아내가 러시아의 공습으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발표했습니다.
바다투르스키가 소유한 니블론은 밀과 보리, 옥수수 등 주요 곡물의 생산과 수출을 담당하는 거대 곡물 기업으로, 자체 선단과 조선소까지 보유하고 있어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합의 이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되어 왔습니다.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같은 니블론의 소유주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바다투르스키의 사망은 우크라이나 전체의 큰 손실"이라면서 "그는 선적 터미널과 대형 창고 네트워크 등 현대식 곡물 시장을 건설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러시아의 공격을 '(바다투르스키에 대한) 계획적 살인'으로 규정하며 강력하게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포탄이 바다투르스키의 자택, 그 중에서도 특히 본 건물과 다른 동에 별도로 위치한 바다투르스키의 침실을 정확하게 타격했다는 점으로 미루어볼 때, 러시아군이 바다투르스키를 겨냥해 정밀 공격을 계획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러시아의 공격으로 12발의 미사일이 미콜라이우 주택가와 교육시설에 떨어졌고, 3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번에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은 미콜라이우는 이번 전쟁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도시로 꼽히는 곳으로, 러시아군이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헤르손 지역과 맞닿아 있습니다.
↑ 포격으로 파괴된 우크라 동부 도네츠크주 올레니우카 포로수용소 / 사진=연합뉴스 |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인한 우크라이나 민간인들 가운데 사상자가 나온 것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30일에도 러시아군이 장악 중인 올레니우카 지역의 수용소에서 폭발이 일어나 우크라이나 포로들의 희생이 있었습니다. 해당 폭발로 사망한 우크라이나 포로는 최소 53명으로 집계되며, 생존자들의 부상 정도가 심각해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수용소 내에서 우크라이나 포로들을 대상으로 자행한 고문과 처형의 흔적을 숨기기 위해 고의적으로 폭발을 일으킨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위성사진으로 봤을 때 부서진 건물이 없다며, 어떻게 공중 폭격이나 포격이 건물을 피해 사람만 공격할 수 있냐는 것입니다. 반면, 러시아는 포로들이 우크라이나의 군사작전 관련 기밀을 폭로할 것을 우려해 우크라이나 측에서 수용소를 공격한 것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한편,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로부터 공격을 받았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습니다. 미하일 라즈보자예프 세바스토폴 시장은 러시아 언론에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흑해함대 본부를 공격했다"며 "드론으로 추정되는 물체의 공격으로 6명이 다쳤다"고 전했습니다.
세바스토폴은 2014년 러시아가 합병한 크림반도의 항구 도시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곳으로,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중 물자를 실어나르는데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기에 그 공격의 여파가 더욱 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러시아가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날짜는 러시아 해군의 날이었는데, 이 공격으로 해군의 날 행사는 전면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극적으로 치닫고 있음에도 양국은 곡물수출은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한편, 이르면 오늘 첫 곡물 수출선이 우크라이나 항구에서 출항할 예정입니다.
[권지율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ldbf992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