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죄수들이 여성 구치소 습격·성폭행…교도관들은 아무 대처 안해"

미국서 여성 재소자들, 지역 보안관과 교도관 등을 상대로 소송
원고 "교도관이 남성 재소자에게 1천 달러 받고 열쇠 팔아넘겨"

미국 인디애나주의 한 구치소에서 남성 재소자들이 여성 재소자 구역을 습격해 집단 성폭행 등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소송이 제기됐습니다. 당시 남성 재소자들의 난동은 다음 날 오전까지 계속됐지만 교도관들은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 해당 사건을 보도한 기사 / 사진=워싱턴포스트 웹사이트 갈무리

현지시간 28일 로이터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인디애나주 제퍼슨빌의 클라크카운티 구치소 여성 재소자 28명은 최근 주 지방법원에 지역 보안관과 교도관 등을 상대로 정신적 피해보상, 징벌적 손해배상 등을 청구하는 소송 2건을 제출했습니다. 재소자 20명이 먼저 지난달 피해를 알렸고, 25일 8명이 '제인 도'라는 가명으로 재차 소장을 제출했습니다.

해당 소장 내용을 종합하면 지난해 10월 24일 밤 이 구치소에서 남성 재소자 다수가 수건으로 얼굴을 가린 채 여성 구역으로 쳐들어왔습니다. 소장에는 "여성 재소자들이 성폭행, 폭행, 희롱, 위협을 당했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에 따르면 원고의 대리인은 피해자가 최소 2명으로, 이 중 1명은 성폭행으로 임신했다가 유산까지 겪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남성 재소자들의 난동이 자정을 넘겨 다음 날 오전까지 계속됐지만 교도관들은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원고들은 "놀랍게도 남성 재소자들이 여성 공간에 접근하는 장면이 폐쇄회로TV(CCTV)에 찍혔고, 남성 재소자 다수에다 피해자도 수십 명이 상당 시간 사건에 연루됐는데도 근무 중 교도관은 단 한 명도 도우러 나타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연히 이 구치소에도 남녀 생활공간이 매우 엄격하게 분리돼 있습니다. 하지만 원고들은 당시 29살 교도관이 남성 재소자에게 1천 달러(약 130만원)을 받고 제한구역의 '열쇠'를 팔아넘겼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교도관은 WP에 "사건 당시 과로한 상태였으며 남성 재소자에게 열쇠를 넘긴 것은 우연에 의한 사고였다"며 금전 수수를 부인했습니다.

교도관은 사건 이후 해고됐으며 탈주 방조·직무유기·재소자 인신매매 등 혐의로 입건돼 소송의 대상이 됐습니다. 재판은 11월로 예정돼 있으며 유죄 판결 시 최소 징역 9년형이 예상됩니다.

익명 재소자 8명의 소송을 대리하는 스티븐 와그너 변호사는 "총체적 관리 부실 탓에 남성들이 구치소를 자유롭게 돌아다녔다"며 "여성들에겐 '공포의 밤'이 됐다. 남성 재소자들이 다시 찾아와 위협할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원고들은 남성 재소자들의 습격이 이뤄진 배경이 된 문제의 열쇠가 여전히 분실된 상태라며, 여성 재소자 수용시설의 잠금장치도 교체되지 않은 상태라고 호소했습니다. 교정당국이 피해 여성 재소자들을 독방에 가두고 소지품을 압수하는 등 학대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