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협정 69주년을 맞아 미국 워싱턴 DC에서는 한국전에 참전했던 전사자들의 이름이 새긴 '추모의 벽'이 유가족들에 공개됐습니다.
미국에서 한국인 전사자의 이름이 새겨진 기념물로는 처음입니다.
그 현장을 워싱턴 최중락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 기자 】
1953년 7월 10일, 한국전 정전협정 불과 17일 전,
미 7사단이 경기도 연천 천덕산을 탈환하려고 벌인 '폭찹힐 전투'
영화로 만들어졌을 정도로 치열했던 싸움에서 사망한 아버지의 이름 '한상순'
한국에서 온 칠순이 된 아들이 미국 워싱턴 DC '추모의 벽'에 새겨진 아버지의 이름을 어루만집니다.
▶ 인터뷰 : 한신희 / 한국전 카투사 전사자 유가족
- "국가를 위해 헌신적으로 희생한 부분에 대해 아들로서 너무나 자랑스럽고 덕분에 잘 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세상을 만들고 싶다"며 이역만리 한국전쟁에 참전한 외삼촌.
전투 도중 실종됐다가 유전자 감식을 거쳐 60년이 지나 가족들의 품에 돌아왔습니다.
▶ 인터뷰 : 프롤리히 / 한국전 미군 전사자 유가족
- "베트남전 기념 공원에는 모든 참전자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이제 한국전쟁 기념공원에도 모두의 이름이 새겨진 추모의 벽이 마련돼, 너무나 아름답고 감동적입니다."
4만 3천808명, 잊혀진 영웅들의 새겨진 이름이 정전협정 69년을 맞아 되살아났습니다.
▶ 스탠딩 : 최중락 / 특파원 (워싱턴 )
- "추모의 벽에는 한국전 참전 미군 전사자 3만 6,634명과 한국 카투사 전사자 7,174명의 이름이 이처럼 함께 각인돼 있습니다."
'추모의 벽'은 2008년 관련 논의가 시작됐고, 이후 재정난에 어려움을 겪다가, 2020년 한국정부가 건립비용 대부분을 부담하면서 15개월 만에 완공됐습니다.
정부를 대표해 참석한 보훈처장도 고귀한 희생을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 인터뷰 : 박민식 / 보훈처장
-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국민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포화 속으로 뛰어든 영웅들의 헌신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전 정전협정을 맞아 포고문을 내고 "한미 관계가 한국 민주주의와 경제 성장의 토대였다"면서 "한미 동맹이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밝혔습니다.
워싱턴에서 MBN 뉴스 최중락입니다.
영상촬영 : 박지윤 / 워싱턴
영상편집 : 송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