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5개월이 지나며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부가 패션지 보그와 화보를 찍어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보그 우크라이나의 독자들은 '응원한다'는 반응이 대다수지만, 다양한 국적의 독자들로 구성된 보그 미국 계정에는 '전쟁 중인 나라에서 뭐하는 거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26일(현지시각) 보그는 '용맹의 초상: 우크라이나 영부인 올레나 젤렌스키'라는 제목의 화보 기사를 공개했습니다. 해당 사진에서 젤렌스키 여사는 우크라이나 대통령궁의 한 계단에 앉아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습니다. 해당 기사에서 젤렌스키 여사는 "내 인생과 모든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삶에서 가장 끔찍한 몇 달이었다"면서도 "우리는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 우리가 이길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배경을 더 넓게 담은 사진을 보면 젤렌스키 대통령이 올리브색 티셔츠를 입은 채 서 있는 모습도 함께 담겨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 부부의 주변에 쌓인 먼지 묻은 포대들은 웅장한 분위기의 대통령궁과 대조되며 전쟁이라는 비극적이고 삭막한 상황을 더욱 실감하게 만듭니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서 사망한 민간인의 수는 약 5000명으로 추정됩니다.
기사는 우크라이나의 일부가 러시아에 점령된 가운데, 국제적 관심은 점점 줄어드는 반면 에너지 가격은 치솟는 상황을 언급했습니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외교적인 대답은 아니겠지만 정직하게 말하겠다"며 "가스 가격은 아무것도 아니다. 코로나도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일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단언했습니다. 그러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당신의 고향, 당신의 나라에서 전쟁이 일어난다고 해도 여전히 기름값과 전기요금에 대해 생각하겠느냐"면서 "우크라이나는 상당한 지원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해당 기사를 접한 네티즌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들의 화보를 소개한 보그 우크라이나의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는 하트와 박수 이모티콘 댓글이 다수 달리며 긍정적인 반응이 일색이었습니다. 네티즌들은 우크라이나어로 “승리를 향해 가자! 민족에게 영광을! 우리 최고의 대통령” “저 사진은 젤렌스카 여사의 베스트 사진은 아니지만 현실의 사람들 삶 전체를 반영하고 있다” “멋진 커플. 우리는 당신이 자랑스럽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약간 과하다. 우크라이나를 돌보세요", "대다수가 포퓰리즘에 정신없이 휘말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반면, 다양한 국가의 독자들이 팔로우하는 보그 미국 계정에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굳이 전쟁 중에 '패션 화보'를 찍는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대다수였습니다. 보그 미국 계정의 네티즌들은 "보그, 넌 날 토하게 만든다. 우크라이나에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그들 나라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데 대통령 부부는 패션지 표지를 장식하고 있다”, “주여, 이 병든 세상에서는 전쟁도 아름다워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역시 일각에선 “우크라이나는 세계의 관심이 필요하고, 무기와 탄약이 필요하다. 이
한편, 국내 네티즌들 역시 화보를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습니다. 네티즌들은 “솔직히 관심이 많이 줄어들었으니 이렇게라도 해서 환기하려는 의도가 이해간다”는 이들과 “국민은 죽어가는데 대통령은 멋지게 사진 찍을 정도로 한가해보인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