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이후 밀가루·설탕·소금 가격 급등
우크라 곡물, 글로벌 시장에 다시 풀릴 전망
↑ 우크라이나 곡물 수확 / 사진= 연합뉴스 |
필리핀 서민들이 자주 즐겨 먹는 빵의 크기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밀 가격 급등 및 고물가로 인해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우크라이나가 전 세계 밀 생산량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25일) AFP 통신에 따르면 수도 마닐라 외곽의 한 제과점은 수개월 전부터 판데살의 개당 무게를 기존 35g(그램)에서 25g 로 줄여서 만들고 있습니다. 판데살은 약간 달면서 푹신푹신한 감촉의 빵으로 대다수 필리핀 국민들이 커피 및 치즈와 함께 즐기는 빵입니다.
↑ 크기가 줄어든 필리핀의 '서민빵' 판데살 / 사진=연합뉴스 |
이 제과점은 밀가루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자 판매 가격을 인상하는 대신 크기를 줄여 재료비 증가로 인한 손실을 만회해왔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밀가루와 설탕, 소금의 가격이 각각 30%, 25%, 40%가량 급등하면서 판데살 무게가 감소했다는 게 현지 전언입니다. 무게를 줄이는 것으로도 감당이 되지 않자 현지 제과점들은 판데살의 가격을 20% 인상하거나 직원을 해고하는 등 자구책까지 동원하고 있다고 AFP는 전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필리핀 전역에 걸쳐 확산하면서 서민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습니다. 루치토 차베즈 제과점협회장은 "모두가 이익 실현이 아닌 생존을 위해 분투하고 있다"며 "판데살을 계속 만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전했습니다.
↑ 곡물 수출 관련 협상하는 튀르키예, 러시아, 우크라이나, 유엔 외교관들 / 사진=연합뉴스 |
한편 침공 이후 수출길이 막혔던 우크라이나의 곡물이 글로벌 시장에 다시 풀릴 전망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유엔 등이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 곡물을 운송하는 내용에 합의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3월부터 급등한 주요 곡물 가격이 안정되고 세계 식량 위기도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흑해는 우크라이나 곡물의 90%가 운송되는 핵심 해상 수출로입니다. 2월 침공 이후 봉쇄돼 우크라이나 주요 수출 곡물인 밀과 옥수수, 보리, 해바라기씨 등이 외부로 반출되지 못했습니다.
유엔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전 세계 밀 수출의 10%를 차지했습니다.
[이지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mat12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