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한국어 카드뉴스 제작해 SNS 배포…글로벌 청원도
일본 전범기업 11곳 상대로 한 집단 손해배상 소송은 총 5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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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쓰비시중공업에서 강제노역한 근로정신대 소녀들. / 사진=[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 지원회 제공 |
최근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인 강제 노역의 역사를 부정하면서 중국인 피해자만을 인정한 가운데, 반크는 일본의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습니다.
반크(VANK·사이버외교사절단)는 일본 기업 미쓰비시머티리얼이 최근 군함도에서 조선인을 강제노역시켰던 사실을 외면하고, 중국인 강제 동원만을 인정·사과하는 우호비를 세운 것에 대한 항의 표시로 해당 캠패인을 전개한다고 23일 밝혔습니다. 반크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사도광산의 문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전세계에 알리고자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반크에 따르면 일본 사도광산은 일제강점기 때 조선인들이 강제 노역했던 장소입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지난 2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사도광산의 등재 추천서를 제출 한 뒤 정부 차원에서 등재를 위해 본격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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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반대' 카드 뉴스. /사진=반크 제공 |
반크는 등재 반대 카드뉴스를 한국어와 영어로 제작해 배포했습니다. 총 9장으로 구성된 카드뉴스에는 '일본은 세계유산 제도를 이용해 일본 제국주의 역사를 삭제하고 있습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 노역자들의 사진이 사라지는 모습 등을 담았습니다. 이는 일본 정부가 계속해서 제국주의 침략 역사를 왜곡하는 데 대한 항의 표시입니다.
'일본의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에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글로벌 청원도 지속해서 홍보할 계획입니다. 24일인 현재 3,000여 명이 청원에 참여했습니다.
앞서 일본은 2015년 조선인 강제 노역이 있었던 군함도 등의 산업시설을 유네스코에 등재하면서 강제 노역의 역사를 알릴 조치를 약속한 바 있지만 이를 아직도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강한 유감을 담은 결의문을 채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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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나가사키시의 한 공원에 '일·중 우호 평화 부전의 비'가 세워졌다. / 사진=연합뉴스 |
최근에는 군함도에서 조선인을 강제 노역시켰던 일본 기업 미쓰비시 그룹이 중국인 강제 연행 피해자만을 위한 추도비를 제작해 건립을 완료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일본 나가사키시 변두리의 한 공원에 '일·중 우호 평화 부전의 비(우호비)'가 설치됐습니다. 해당 우호비는 과거 군함도로 불리는 나가사키현 하시마로에 강제 연행된 중국인 피해자 측과 미쓰비시 그룹의 계열사 중 하나인 미쓰비시 머티리얼이 지난 2016년 6월 화해하면서 약속한 사업의 일환으로 건립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호비에는 당시 약 3만9,000명의 중국인 노동자가 노역에 투입되어 노동을 강요당하거나 고된 작업으로 숨진 사실 등이 일본어와 중국어로 새겨졌습니다. 그러나 조선인 노동자에 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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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강제동원 피해자 추가 집단소송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
한편,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전범 기업을 상대로 진행 중인 손해배상 소송들이 일본 측의 무반응으로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피고 미쓰비시중공업 주식회사가 지난 21일 궐석 재판을 피하려고 2년 6개월 만에 재판에 응한 바 있습니다.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일본 전범
일본 전범기업 11곳을 상대로 한 집단 손해배상 소송은 총 52건입니다. 피해자들은 재판 지연으로 일본 기업과 정부로부터 사과·배상을 받지 못한 채 눈을 감기도 했습니다.
[안유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bwjd555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