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폭락' 일본 한국보다 가난해지나..."1인당 GDP 한국에 역전될 수도"

일본은행, 엔화 가치 급락에도 불구하고 마이너스 금리 유지
"한국 1인당GDP 일본 역전할 것"

↑ 엔화 가치 하락 / 사진= 연합뉴스

달러 강세 속에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일본의 1인당 GDP가 한국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이 나왔습니다.

일본 경제잡지인 도요게자이는 오늘(24일) 노구치 유키오 히토쓰바시대학 교수의 경제 분석 칼럼을 인용해 "일본의 1인당 GDP가 한국보다 낮아지고, 미국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라며 단순한 통계치가 아닌 일본인들은 가난해졌고 일본의 산업이 약해진 것을 의미한다고 보도했습니다.

노구치 교수는 경제 분석 칼럼에서 "연초만 해도 1달러는 115엔 정도였으나, 지난 14일에는 139엔까지 상승했고 다른 화폐에 비해 엔화의 하락이 더 두드러진다"고 설명했습니다.

특정 화폐의 구매력을 측정하는 실질실효환율(2010년을 100으로 기준점)에 따르면 엔화는 2022년 5월에 61.77로, 1971년과 거의 똑같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노구치 교수는 "1달러 당 가격이 140엔까지 치솟을 경우 한국의 1인당 GDP가 일본 1인당 GDP를 역전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2020년 자국 통화 기준의 1인당 GDP를 가지고, 7월 중순의 환율을 대입하는 방식으로 한,일을 비교했을 때, 한국은 1달러=1316.35원을 대입하면, 1인당 GDP는 3만1902달러 이지만, 반면 일본은 1달러=139엔으로 봤을 때, 3만2010달러로 한국보다 다소 높은 수준인데, 1달러=140엔이 되면 역전된다는 겁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2년만 해도, 일본의 1인당 GDP는 한국보다 약 2배에 달했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 국민계정 및 2021년 국민계정'에 의하면 2021년 한국의 명목 GDP는 2071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7% 상승했습니다.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왔으며 특히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전년 대비 각각 6.9%, 3.8% 오르면서 성장세를 주도했습니다.

노구치 교수는 "단순히 GDP 문제만이 아니라 임금에서는 격차가 뚜렷하게 벌어질 것"을 강조했습니다.

자국 통화 기준으로 2021년 국가별 임금은 일본이 444만엔, 한국이 4254만 원, 미국이 8만4737달러인데, 달러로 환산하면 일본은 3만1714달러(1달러=140엔 기준), 한국은 3만2316달러 입니다. 이에 대해 노구치 교수는 "임금에 대해서는 몇 년 전부터 한국이 일본을 앞서고 있는데 그 격차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그는 "기업의 시가 총액 역시 일본이 다른 나라에 비해 뒤처지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일본의 최대 시가총액 기업인 도요타는 세계 39위인 2110억달러이지만, 대만의 반도체 제조사 TSMC는 11위로 4339억 달러. 한국의 삼성전자는 2110억 달러로 25위라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이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그는 “이런 상황을 바꿀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일본 정책에 달렸다”며 “금융완화 정책을 변경해 금리 상승을 인정하면, 엔저는 멈추고, 엔고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 21일 일본 은행은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물가 상승과 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마이너스 금리를 고집해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며 장기금리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로 유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세계 주요국과는 전혀 다른 방향의 결정입니다.

세계 주요국들은 인플레이션(고물가)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잇달아 인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서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eoyun0053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