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 영국 조종사 훈련생 눈 주위·이마에 '모기' 물려 사망

벨기에 앤트워프서 모기 물린 뒤 5일만에 사망

↑ 사진=BBC

21세 영국 조종사 훈련생이 모기에 물려 사망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지난 6일 BBC에 따르면 영국 항공 이지젯의 조종사 훈련생 오리아나 페퍼(21)는 지난해 7월7일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모기에 물린 뒤 5일만에 숨졌습니다. 페퍼는 과거에도 모기에 물린 적이 많지만 이상을 겪은 적이 없어서 이번 사인을 두고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영국 서퍽주 검시관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는 페퍼의 사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페퍼는 벨기에 항구도시 앤트워프에서 모기에 이마와 오른쪽 눈 주위를 물렸습니다. 얼마 뒤 모기에 물린 상처 부위가 심하게 부어올랐습니다. 페퍼는 남자친구의 도움을 받아 병원 응급실에 입원했습니다. 응급실에서는 항생제만 처방해주고 그를 돌려보냈습니다.

그러나 페퍼는 이틀 뒤 쇼크 증상으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습니다. 증세는 이전보다 심한 상태였고 결국 사흘 뒤 병원에서 패혈성 색전증으로 사망했습니다. 모기에 물린 상처로 박테리아인 황색포도상구균이 침투했고, 이 균이 뇌로 향하는 동맥을 막아 페퍼를 사망하게 만든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나이절 파슬리 검시관은 "페퍼는 모기에 물린 부위에 감염이 생겨 사망했다. 이런 사례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면서 "모기가 아니었다면 멋진 이력을 쌓았을 그에게 너무 큰 비극"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습니다.

당시 페퍼는 항공사 이지젯 이론 시험에 합격한 뒤 벨기에에서 추가 교육을 받던 중이었습니다. 페퍼의 안타까운 죽음이 이번에 알려지면서 온라인상에는 추모 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페퍼의 아버지는 "페퍼와 함께 비행기를 타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었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페퍼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고 조종사가 되기 위해 훈련을 받았고 꿈을 이루고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페퍼의 어머니는 영국 여성 조종사협회와 함께 조종사를 꿈꾸는 여성들을 위한 작은 장학 재단을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