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악명을 떨친 필리핀의 독재자,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시민 혁명으로 물러난 지 36년 만에 아들이 다시 대통령에 취임했습니다.
취임식에서 선친의 업적을 칭송한 새 대통령이 선친이 빼돌린 재산 환수 작업을 제대로 이어갈지 주목됩니다.
전민석 기자입니다.
【 기자 】
페르디난드 '봉봉' 마르코스가 필리핀 대통령에 취임했습니다.
신임 마르코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36년 전 대통령이었던 아버지의 업적을 칭송했고, 자신도 그 뜻을 잇겠다고 말했습니다.
▶ 인터뷰 : 페르디난드 '봉봉' 마르코스 / 필리핀 대통령
- "그는 때로는 필요한 도움을 받아, 때로는 도움 없이 직무를 수행했습니다. 그의 아들로서, 저는 어떤 변명도 않을 것입니다."
선친은 1986년 '피플 파워' 시민 혁명으로 물러났던 마르코스 전 대통령입니다.
21년 동안 독재 정치를 하며 반대파 수천 명을 체포, 고문하고 살해해 악명을 떨쳤습니다.
취임식에는 구두와 보석을 마구 사들여 '사치의 여왕'으로 불린 이멜다 여사도 신임 대통령의 어머니 자격으로 참석했습니다.
영국의 한 언론은 필리핀 정규교육에서 독재 시대를 다루지 않고, 유권자 대부분이 너무 어려 이를 기억하지 못해 신임 대통령이 당선됐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참 마라난 / 인권단체 대변인
- "계엄 시기의 모든 피해자들에게는 실망스러운 일입니다. 뺨을 맞는 것이나 다를 바 없어요. "
피해자들은 신임 대통령이 부정축재한 재산을 환수하는 과제를 이어갈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입니다.
필리핀 정부는 마르코스 일가로부터 1,710억 페소, 우리 돈 4조 원을 환수했고, 우리 돈 3조 원에 이르는 재산을 더 돌려받아야 합니다.
마르코스 일가는 100억 달러, 우리 돈 12조 원에 이르는 국가 재산을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N뉴스 전민석입니다. [janmin@mbn.co.kr]
영상편집 : 이범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