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회사 유니레버, 이스라엘 현지 업체에 매각 선언하며 "최선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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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아이스크림 '벤앤제리스' / 사진=연합뉴스 |
미국 유명 아이스크림 '벤앤제리스'(Ben&Jerry's)가 이스라엘에 점령된 팔레스타인 땅에서 아이스크림을 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가 후폭풍에 휘말리면서 결국 35년 만에 이스라엘에서 사업을 접게 됐습니다.
29일(현지시간) 미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유니레버는 전날인 28일 자회사인 벤앤제리스를 현지 협력업체인 'AQP'에 매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매각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CNN은 'AQP'가 향후 벤앤제리스 제품의 이름을 히브리어 및 아랍어식 명칭으로 바꿔 판매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1987년 이스라엘에 진출한 벤앤제리스는 이렇게 35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이스라엘에서 사업을 접게 됐습니다. 벤앤제리스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최근 몇년 새에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일명 6일 전쟁)을 계기로 팔레스타인 지역인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 등을 점령했으며, 현재 점령지 정착촌에는 유대인 60만여 명이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유대인 정착촌 건설과 동예루살렘 합병이 국제법에 위반되는 행위라며 이스라엘의 행보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동안 벤앤제리스는 이스라엘이 점령한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에서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것이 회사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줄곧 받아왔음에도 민감한 사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해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7월 갑자기 "팔레스타인 점령지에서 아이스크림 판매를 종료한다"고 입장을 밝히며, 협력사 'AQP'와도 협력 계약이 종료되는 2020년 말을 기점으로 계약 연장을 하지 않겠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벤앤제리스의 갑작스러운 입장 변화에 당시 이스라엘 정부 주요 인사들은 '반유대인 조치'라고 반발했고, 일각에선 벤앤제리스가 반(反)이스라엘 국제운동인 'BDS'(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책에 반대하는 불매·투자철회·제재)에 동참하
당시에도 반(反)이스라엘 국제운동 동참설을 일축했던 벤앤제리스는 이번에도 모회사인 유니레버의 공식 인터뷰를 통해 "복잡하고 민감한 문제에 대해 여러 의견을 수렴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히며, "이번 결정이 이스라엘에서 벤앤제리스를 위한 최선의 결과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