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치열하게 맞붙은 돈바스 지역의 요충지 세베로도네츠크가 결국 러시아에 함락됐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지난 25일 우크라이나군이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완전히 철수한 사실을 확인했다.
올렉산드르 스트류크 세베로도네츠크 시장은 국영 TV에 출연해 "이 도시는 현재 러시아의 완전한 점령 하에 있다"라며 "그들은 그들만의 질서를 확립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세베로도네츠크의 함락이 지난달 마리우폴 함락 이후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가 거둔 최대 승리라고 평가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비디오 연설에서 "승리가 눈앞에 다가오기까지 얼마나 더 많은 타격과 손실을 입고 얼마나 더 노력해야할지 알 수 없다"라면서도 우크라이나가 잃어버린 도시들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베로도네츠크가 러시아의 손에 떨어지면서 루한스크주는 사실상 러시아가 장악하게 됐다. 전쟁 전 친러 분리주의 반군은 루한스크주의 절반 정도를 장악하고 있었다. 우크라이나 군은 루한스크주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리사찬스크에서 저항을 이어갈 태세다.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장은 "여건상 폐허와 벌판에서 방어를 유지하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라며 "우크라이나군은 방어 작전을 계속하기 위해 더 높은 지대로 떠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쟁 초기 수도 키이우로 향하는 최단거리 노선인 북부 지역 공략에 나섰다가 실패를 맛본 러시아는 루한스크주와 도네츠크주로 구성된 돈바스 지역으로 표적을 바꿨다. 러시아 군은 압도적인 화력 우위를 토대로 서서히 점령지역을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유리한 전황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이같은 공세가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적지 않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서방 정보·군사 관리를 인용해 러시아군의 탄약 소비가 매우 빠르고 장비와 병력의 손실이 만만치 않아 러시아군의 전진이 어느 순간 멈추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한 군사 전문 블로거도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에 만성적인 병력 부족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역시 최근 독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전투를 지속할 수 있는 기간은 수개월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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