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 = 연합뉴스] |
파월 연준 의장은 22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에 참석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신속하게 나설 것"이라며 "연준의 물가와 전쟁으로 금리가 크게 올라 침체를 유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우리가 전혀 의도하지 않겠지만 당연히 침체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연준이 침체를 촉발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며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은 절대적으로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물가상승을 억제함으로써 가격탄력성을 회복해야 경기 연착륙이 가능하고, 이는 단번에 이뤄질 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2시간 동안 진행된 청문회에서 연착륙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물가상승률을 2%대로 돌려놔야 한다"면서 "최근 몇 개월간 전 세계에서 벌어진 일들이 원하는 바를 성취하는 것을 한층 어렵게 만들고 있다. 우리는 한 번도 그것이 쉽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추가 금리인상이 지속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날 "금리 인상으로 금융 상황이 타이트해졌지만, 이는 적절한 것"이라며 "우리는 밀고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연준은 지난 15일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금리 인상의 폭은 물가 상승이 언제 꺾이기 시작하는지에 달렸다고 그는 밝혔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 결정은 향후 경제 데이터와 경제 전망 변화에 근거해 이뤄질 것"이라며 "매 회의마다 결정을 내릴 것이며, 우리의 입장을 가능한 한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최우선 초점은 물가 상승률을 2%대로 낮추는 데에 정책 수단을 사용하는 것이며, 연준은 이미 극도로 어렵고 불확실한 시기에 추가적인 불확실성을 증가시키지 않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억제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한편, 미 금융권에서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선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도이체방크와 씨티그룹이 글로벌 리세션(세계 경제 침체) 가능성을 50%라고 내다봤다. 도이체방크의 크리스티앙 소잉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공급망 정체부터 식품가격 상승까지 수많은 제약요인들이 글로벌 경제를 옥죄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잉 CEO는 "세계적으로 침체가 발생할 확률을 최소 50%라고 본다"며 "미국과 유럽은 2023년 하반기 침체가 발생할 것 같다"고 말했
씨티그룹 역시 "침체 확률이 지금 50%를 향하고 있다고 본다"며 소비자들이 침체 우려에 벌써 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은행들이 전망대로 연착륙을 설계할지도 모르지만 이는 공급충격이 가라앉고 수요도 계속 강할 때에만 가능할 것이라고 씨티그룹은 지적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