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간 세계 최대 해상 식당으로 명성
코로나19로 2020년 3월 영업 중단…불경기 속 새 주인 못 찾아 폐업
↑ 사진=MBN |
홍콩의 명물로 불리던 해상 식당 '점보'가 남중국해에서 전복된 것에 관련하여 소유주가 바다에 빠트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홍콩 해양 당국은 어제(21일) 밤 성명에서 점보의 모회사 홍콩자음식기업에 점보의 사고와 관련하여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성명에 의하면 앞서 당국은 점보가 캄보디아로 옮겨지는 것을 승인했습니다.
홍콩자음식기업은 지난 20일 밤 "점보가 18일 오후 남중국해 시사군도(파라셀군도)를 지나가던 과정에서 불리한 상황을 맞이했고, 배에 물이 차면서 기울어지기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이어 "예인 회사의 구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점보는 불행히도 19일 전복됐다"며 "현장의 수심이 1000m가 넘어 인양 작업이 매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점보의 전복 사고와 관련하여 홍콩에선 음모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홍콩 매체 명보는 오늘(22일) "자체 동력이 없고 선체는 네모나며 여러 층이 높이 쌓인 점보는 강한 바람과 큰 파도에 의해 쉽게 뒤집힐 수 있는 구조"라며 "처음부터 이를 포기할 생각이 아니었다면 소유주는 사전에 적절한 대비를 했어야 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바다는 쓰레기를 버리는 것이 아니다"라며 점보 소유주가 애초 행선지를 밝히지 않은 이유 등을 둘러싸고 각종 의문이 나온다고 보도했습니다.
↑ 지난 14일 예인선에 끌려 홍콩을 벗어나는 해상 식당 '점보' / 사진=연합뉴스 |
일각에선 점보가 전복됐다고 한 날 사고 지점의 날씨가 나쁘지 않았고, 대형 구조물인 점보가 그렇게 빨리 시사군도 근처까지 끌려갔을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점보를 바다에 빠트리는 것이 소유주에게 있어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유지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부실 자산을 처리하면서 사고에 따른 보험금도 챙길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합니다.
홍콩이공대 스티븐 리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점보를 인양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면서도 "비용이 1000만 홍콩달러(약 16억원)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국제 해양법상 항해에 방해하지 않을 경우 소유주는 사고 배를 수습할 책임이 없다"면서도 고의 침몰 사고의 경우는 형사 책임을 지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1976년 마카오 카지노 재벌 스탠리 호가 당시 3200만 홍콩달러(약 53억원)를 들여 지은 점보는 세계 최대 해상 식당으로 약 40년 동안 명성이 자자했습니다.
'007' 시리즈', '무간도', '컨테이전' 등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 등장했고 유명 인사들도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기자, 점보는 누적된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2020년 3월부터 영업을 멈췄습니다.
이후 지난 2년 동안 새 주인을 물색했고, 아예 식당을 기부하는 방안도 모색했으나 실패했습니다.
불경기 속 높은
이후 지난 14일 점보는 예인선에 끌려 홍콩을 떠났습니다.
모회사는 점보를 홍콩에 계속 두기 위해서는 해상 면허 갱신 등을 비롯해 상당한 유지 비용이 든다며, 동남아 지역에 적당한 정박 장소를 물색했으나 목적지를 밝힐 수 없다고 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