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여행이 이젠 남의 나라 얘기?…지갑 닫는 美 소비자들

↑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미국 소비자들이 외식과 여행 등 서비스 지출부터 줄여가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18일(현지시간) 미국인들이 외식, 휴가, 이발, 청소 등 일상적인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급격하게 줄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버지니아주의 한 살롱 관계자는 "전체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20% 떨어졌다"며 "팁도 10% 정도 줄었다. 고객들이 '미안하다. 더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달 초 미국 미시간대 발표한 미국 소비심리 지수는 지난 5월 58.4에서 이달 50.2로 크게 감소해 역대 최저치보다 낮아졌다. 이전 최소치는 지난 1980년 5월이었다.
식당예약 사이트인 오픈테이블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 동안 식당에서 외식을 한 규모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인 지난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 줄었으며, 항공여행 예약사이트인 카야크에 따르면 미국 내 항공편 검색은 같은 기간 13% 감소했다.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상품보단 서비스 수요가 더 큰 타격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외식과 여행 같은 서비스 지출은 올해 초에 지난해보다 30% 뛰었다가 현재는 절반으로 증가세가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상품 지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초 10% 정도 증가했으며 이달에도 9%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사람들이 항공권 예약이나 머리 손질, 뒷마당에 수영장 만들기, 낡은 누수지붕 교체 등을 미루기 시작했다"며 "이는 미국 경제 성장에서 소비 엔진이 활력을 잃고 있다는 징후"라고 해석했다.
이 같은 소비 감소는 저소득층과 부유층 모두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바클레이스가 신용카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미국 내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모두 최근 4~6주 동안 서비스 소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화폐 가치 하락에 따른 물가상승)으로 저소득층이 지출에 부담을 더 느끼긴 하지만, 고소득층 역시 주식 등 자산 가치가 떨어지면서 소비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미국의 가계부채는 8680억원(약 1124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16% 가까이 증가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