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출된 곡물은 동맹국 시리아로…'세계 식량위기 속 혼자만 살겠다'는 러에 비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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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상업위성업체 맥사가 촬영한 러시아 선박의 곡물 밀반출 사진 / 사진=로이터 통신 |
러시아 선박이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시리아로 수송하는 모습이 포착되며 전쟁 중 부당하게 침략지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16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선박이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된 곡물을 시리아로 수송하는 모습이 상업위성업체 맥사(Maxar)에 포착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러시아가 점령지에서 수확된 곡물을 빼돌림으로써 우크라이나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우크라이나 농업계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나온 겁니다.
보도에 따르면 맥사가 찍은 위성사진에는 지난달 러시아 국기를 단 벌크선 2척이 곡물을 실은 채 크림반도 해안인 세바스토폴에 정박해 있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땅이던 크림반도는 러시아가 2014년 자국 거주민 보호를 명분으로 무력 병합한 지역입니다.
맥사는 며칠 뒤 같은 선박들이 러시아의 동맹국인 시리아에 정박한 채 화물칸 문을 열어놓은 모습도 촬영했습니다. 항구에 늘어선 트럭이 곡물을 배에서 옮겨 싣고 수송하는 장면도 위성 카메라에 그대로 포착됐습니다. 또 맥사는 세바스토폴 항구에서 곡물을 싣고 나가는 또 다른 러시아 선박의 모습도 포착된 바 있다고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5대 밀 수출국으로 '세계의 곡창지대'로 불려왔으나, 러시아 침공 이후 흑해 출입이 어려워져 곡물 수출을 하지 못하며 전 세계 역시 식량 확보에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9일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량의 절반 가까이가 묶여 있어 세계 식량안보에 잠재적인 재앙이 되고 있다"면서 "수십 개 국가가 식량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산 곡물 공급에 차질이 빚어짐에 따라 국제 곡물시장에서는 가격 폭등 문제가 심각해지고, 개도국의 식량난이 가중되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여러 국가가 일상에 밀접한 식생활에서부터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자국의 이익만을 우선시하며 곡물을 빼돌린 정황이 알려지자 해외에서는 비난
한편 우크라이나 농업생산자조합(UAC)의 데니스 마르추크 부회장은 지난 8일 현지 방송에 출연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 지역에서 60만t의 곡물을 절취했으며 일부는 수출하기까지 했다"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곡물 탈취 의혹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권지율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ldbf992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