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식당에서 식사중이던 여성들을 남성들이 집단 구타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나도 폭력 피해자'라며 실명 폭로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일 새벽 허베이성 탕산시의 한 식당에서 20대 여성 4명이 남성 7명에게 집단 구타를 당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확산하면서다.
중국 매체 소호는 이날 오전 2시40분께 허베이성 탕산시 루베이구의 한 식당에서 집단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고 11일 보도했다.
소호가 공개한 영상에는 당시 식당 폐쇄회로(CC)TV에 찍힌 폭행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영상에 따르면 자리에 앉아 있는 여성에 접근한 남성은 이 여성의 등에 손을 얹는다. 이에 이 여성은 남성을 밀어냈다. 그러자 이번에는 남성이 여성의 얼굴을 만지려고 시도한다. 이를 뿌리친 여성은 몸을 반대쪽으로 돌린다
화가 난 남성은 갑자기 여성의 뺨을 때리고 주먹질을 한다.
이를 본 여성들이 싸움을 말리려 하자 식당 밖에서 지켜보던 남성 일행들이 식당 안으로 들어와 여성들을 집단 폭행하기 시작한다.
남성들은 심지어 여성들을 밖으로 끌고 나와 땅바닥에 패대기 치고 발로 머리를 밟기도 한다.
폭행은 4분 이상 지속됐고 남성들은 이 후 현장에서 도망쳤다. 여성들 중 2명은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당국이 피의자 9명을 사건 당일 체포하는 등 신속한 대응에 나섰지만 '폭력배 등에게 폭행을 당했으나 제대로 된 법적 구제를 받지 못했다'는 등의 실명 고발이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SNS)에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실제 탕산의 한 케이크 가게 업주는 작년부터 폭력배들의 갈취 및 가게 내 난동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한 노인은 아들이 작년 8월 마을 공무원들로부터 집단 폭력을 당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탕산의 한 클럽에서 일하는 가수는 지난 5월 업주를 포함한 폭력배들에게 구타 및 감금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탕산뿐 아니라 산시(陝西)성 시안에서도 지난 2월 요가 수련원 홍보 전단지를 돌리다가 폭행을 당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이같은 폭로의 공통점은 당국이 제대로 해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일각에서는 결국 공안 등이 가해자와 결탁하거나 가해자를 비호했다는 의혹이 나온다.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한 지방과 중앙 당국도 대대적인 폭력 범죄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사태의 진원지인 탕
시 당국은 2주간의 캠페인 기간 폭력, 갈취, 도박, 매춘, 사기 등 일련의 범죄에 대해 시민 제보를 받고 엄단에 나서기로 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