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이 선정하는 가터 기사단에 블레어 전 총리·왕세자 부인 카밀라 등 포함돼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으로 공식 석상에 등장할 수 없게 된 영국 앤드루 왕자가 최근 왕실 행사 참석을 노리며 활동재개를 시도했으나 주변의 반대로 무산됐습니다.
13일(현지시간) 더 타임스와 더 선 등 영국 언론은 앤드루 왕자가 윈저성에서 개최된 왕실 연례 가터 기사단 행진에 빠졌다는 소식을 전하며, 비공개 훈장 수여식과 오찬에만 모습을 드러냈다고 보도했습니다. 앤드루 왕자의 불참에 대해 왕실은 "가족의 결정"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는데, 언론은 찰스 왕세자와 윌리엄 왕세손이 여왕에게 앤드루 왕자를 공식 행사에 참여치 못하게 할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습니다.
여왕의 차남이자 찰스 왕세자의 동생인 앤드루 왕자는 2001년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함께 당시 미성년자였던 미국 여성 버지니아 주프레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그는 초반에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나 올해 2월 피해자와 합의하는 것에 동의하며 막대한 합의금을 지불했습니다. 이에 2019년 11월부터 왕실 일원으로서 수행하는 모든 공식적 직무에서 제외됐고, 올해 1월에는 군 직함과 왕실 후원자 자격, '전하'(His royal highness)라는 호칭까지 모두 잃게 됐습니다.
앤드루 왕자는 3월 아버지인 필립공 추모 예배에서 지팡이를 짚은 여왕 옆자리를 지키며 외부 행사에 모습을 처음 드러냈는데, 언론은 그가 왕실 고위 인사로서 지위를 되찾고 공식활동을 재개하길 희망하는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그렇기에 여왕 즉위 70주년 행사인 플래티넘 주빌리 때 코로나19에 확진돼 참석하지 못한 그가 이번 가터 기사단 행진에는 참여할 것이란 예측이 우세했는데, 예상과 달리 이번 행사에도 그는
가터 기사단은 14세기 에드워드 3세가 아서왕의 원탁의 기사단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것으로, 기사단에 들어가면 가터 훈장을 받게 됩니다. 인원은 24명으로 유지되며 임명 대상은 여왕이 결정하는데, 이번에는 토니 블레어 전 총리와 찰스 왕세자의 부인 카밀라, 첫 흑인 상원의원 밸러리 에이머스가 포함됐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