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환율을 보여주는 전광판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AFP = 연합뉴스] |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날 오후 한때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 달러 환율은 135엔 22전 부근까지 급락했다. 2002년(135엔20전)은 물론, 1998년 10월(135엔 20전)수치를 돌파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수순에 따라 미·일 금리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 되면서 엔 매도와 달러 매수세에 가속도가 붙은 것으로 분석된다.
닛케이는 "엔화가 주요국 통화 뿐 아니라 태국 바트화 등 신흥국 통화에 대해서도 절하 돼 있을만큼 엔저 현상은 독보적" 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10일 미국의 5월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8.6% 급등, 1981년 12월 이후 4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이번주 예정된 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에서는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넘어선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까지 예상 되고 있다.
무역수지 악화라는 엔저 요인도 해소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씨티그룹 증권 타카시마 오사무 매니저는 닛케이에 "원유값 상승이 계속 돼 인플레 억제가 어려워지면 일본과 다른나라간 금리 차이는 더 벌어지기 쉽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일본 은행이 재무성과 금융청과의 3자 회합에서 처음으로 "급속한 엔저가 나타나 우려하고 있다"고 성명을 내자, 엔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달러당 133엔대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일본은행은 엔저에 가속화에 따른 인플레 우려와 '나쁜 엔저'논란 속에서도 경기 부양을 위해 현재의 금융완화 정책을 고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증시도 영향을 받았다. 도쿄주식시장에서 닛케이평균주가는 한때 전 거래일 대비 하락폭이 800엔
한편, 원 달러 환율도 급등세를 띄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5.5원 오른 1284.4원에 거래를 시작, 한 달 만에 1280원대로 올라섰다. 오후 1시 현재 달러당 1288원에 거래되고 있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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