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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중 국방장관 회담 [사진 = 연합뉴스] |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11일 대만 해협에서 중국의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분명히 반대한다면서 대만의 안보를 불안하게 하는 더 이상의 행위를 삼가라고 촉구했다.
오스틴 장관은 최근 대만과 미국 사이의 각종 교류·협력이 빈번해지고 심화하는 상황에 불편해진 중국이 무력 시위 차원에서 연일 전투기 등 군용기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안으로 진입시키는 일을 거론함 "대만 인근에서 도발적이고 불안정한 군사 활동이 점증하는 것을 목격해왔다"며 "중국 군용기가 대만 인근에서 최근 수 개월간 거의 매일 이다시피 기록적으로 비행했다"고 지적했다.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도 미국의 이같은 경고를 듣고만 있지 않았다. 웨이펑허 국방부장은 회담에서 "미국이 최근 재차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발표했는데 이는 중국의 주권과 안보 이익을 엄중하게 훼손하는 것으로 중국은 결연히 반대하고 강렬하게 규탄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대만에 해군 함정 부품과 관련 기술 등 1억2000만 달러(약 1500억 원) 상당의 무기 수출을 승인한 사실이 지난 9일 공개됐다. 조 바이든 정부 들어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은 이번이 네번째다.
미국은 중국 군용기의 연이은 대만 ADIZ 진입을 무력 통일 의도에 기반한 '현상변경 시도'로 간주하고, 중국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가 결국 대만 독립 세력에 힘을 실어주는 '현상변경 시도'로 규정한 셈이다.
미국은 중국의 현상변경 시도에 대응해야 하는 대만이 자체 방어 능력을 보강하도록 무기 판매를 결정하게 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중국은 '무력 시위'가 미국을 등에 업은 대만의 현상변경 시도, 즉 독립하려는 의도를 막기 위한 타당한 대응이라고 반박하는 모습이다.
아·태 지역 내 미국의 존재와 전략적 목표에 대해서도 양측은 엇갈렸다. 오스틴 장관은 연설에서 "미국은 대항과 충돌을 추구하지 않고 신냉전,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추구하지 않으며
이에 장전중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연합참모부 부참모장은 오스틴 장관 연설이 "대립적이었다"며 "미국은 일부 제3국에 맞서게 하려고 몇몇 국가를 규합해 아·태 지역에 '소그룹'을 만들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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